학생이 아직 행복할 수 있는 이유.
막바지를 향해가는 수행평가 시즌, 하루에 2~4 개의 수행평가를 계속 준비하고, 연습 차시가 끝나면 우리 앞에는 45분 동안 빠짐없이 채워야 할 빈종이가 놓인다.
한 학년의 마지막 시험이 될 2 학기 기말고사 대비를 일주일 남긴 지금.
나는 내가 지금 행복한지를 묻는다.
"앞으로 4년만 죽도록 공부하면 남은 인생이 편해 그러니까 조금만 참고 열심히 해"
이 말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게 아니다. 이 말이 틀렸다고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 막 10대의 중간을 지나고 있는 아이에게 우리에게
"남은 인생" 이란 경험은 그저 추상적인 꿈에 불과하다.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이야기는 그저 잔소리일 뿐, 공부하는 그 본질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알려주지 않는,
"학생 " 이란 시절을 지나온 사람들이 하는 말인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의 학생은 진정한 행복을 미루는 방법을 강요받고 있다.
자기의 미래를 그려볼 시간들 주어지지 않은 채, "조금만 버텨 "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아 오늘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살아가게 만들고, 행복하게 해주는 건, 순전히 망각과 기대 때문이다.
우리는 힘들었던 일들을 망각한다. 주위 친구들과의
비교도 느꼈던 박탈감을 잊고, 한 시험을 준비하기까지의 고통을 잊는다.
그러곤 그다음 날을 기대한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랑 하찮은 농담 따먹기 할 시간의 행복을 기대하고, 좋아하는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눌 생각에 또 그만 내일의 행복할 우리를 기대해버리고 만다.
아무리 그 순간이 괴로워도 시간은 결국 지나가고, 우리는 서로의 말에서 피식- 웃으면서
오늘도 그만, 행복해져버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