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26일: A 병원 예기불안
A 병원을 가려면 종일 떨리고 긴장이 된다.
정신의학과 역시 짧은 의료시간은 마찬가지였다.
진료실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오늘은 또 어떤 말을 들을지..
진료를 보기 전에
화장실을 10번은 넘게 다녀오는 것 같았다.
길지 않은 짧은 시간에 무슨 말을 해야하는지.
어쩌면 나는 도움을 구하는 것이었을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몰랐었기에.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도움'이라는 것을 말해보아야 했던 것일까?
나는 우울해보이는 것이 싫었다.
내가 우울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의료진 앞에서도,
의료진께서 하루 종일 우울한 환자를 대해야 할 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직도 나는 ' 나 그 자체를 꺼내어 대화를 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
무망감: Hopless
지속해서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 그리고 미련이 없는 삶,
여태 너무나 성실하게 잘 살아와서
더 이상 이 보다 애쓸 수 없는 삶
교만이 아닌 '진실한 내 삶' 의 그 자체였다.
그리고 아직도 그리고 여전히 나는
진료실 안에서 조차
‘우울해보이지 않으려고’ 그렇게 애쓰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밝게, 그냥 철없게, 생각없는 사람처럼 보이려 했다.
그래야 사람들이 걱정하지 않으니까.
그래야 사람들이 관심 갖지 않으니까...
그렇게 나는 내 깊은 마음과 내 겉의 행동을 계속해서 불일치 시켰다.
하지만 최근의 나는
나 또한 내 마음이 찢어지고 힘들고,
울음을 삼켜야 하는 먹먹한 날에도,
다른 사람을 보고 밝게 웃어야 했던
그런 힘든 날들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었다.
어떤 날은 너무 힘들고, 숨쉬가 어렵고 서럽고 힘들었는데
그냥 그 감정을 그대로 접고 나와야했을 때도 있었다.
'종이 접기하듯' 나의 마음도 그렇게 선을
반듯하게 긋고 나와야 하는 적도 많았다.
'따끔’ 이라고 하며 주사를 놓아도
그 주사는 여전히 ‘따끔’ 하다.
아무리 마음을 먹고, 그래 오늘은 또 무슨 말을 할까..
그렇게 야심차게 마음먹고 가도,
그렇게 들은 또 예상 못한 얘기에 마음이 아프고 먹먹했었다.
그래서 진료를 마치고 돌아오는
바뀌는 계절마다 아름답던 길과 풍경이
야속하고 더 서글프고 슬펐다.
걸어서 돌아오는 그 길에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핑크빛으로 흩날리는 벛꽃 길이.
그리고 초록 잎들 사이로
따사로운 아침 햇살이.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록
나의 마음은 눈부신 햇살만큼
예쁜 그 길을 거닐며
하염없이 더 눈물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