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통에 빠진 개구리의 생존법
내가 경험했던
그리고 여전히 경험하고 있는 '우울증'은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새로운 장르였다.
조금 더 솔직한 표현으로
맹자(孟子)의 고자장(告子章)의 글귀가 떠오르며
'대체 하늘에서 나에게 얼마나 어떤 큰 일을 맡기려고
이런 역경과 시련을 끊임없이 주는 것인가' 싶었다.
인생실전으로
UFC MMA 를 총망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맷집이 강해진 줄 착각했던 나에게도
'우울증' 은 새롭고 신비로운 놀라운 장르였다.
어릴 때 읽었던
'개구리 우화'가 생각이 났다.
깊고 미끄러운
'우유통에 빠진 개구리'들이 있었어요.
한 마리는 포기하고 가라앉았지만,
다른 한 마리는 계속 발을 휘저으며 살아남으려 했어요.
그 발버둥은
결국 우유를 버터처럼 굳게 만들었고,
그 위에 올라선 개구리는
그 힘으로 뛰어올라 통 밖으로 탈출할 수 있었어요.
우울증을 진단받고,
우울증을 경험하며,
고난한 하루들의 꾸준한 연속이었다.
때로는 나의 생명력에 놀라운 적도 있었고,
때로는 어떻게 일이 이렇게 끊임없고, 끊김없이 생길 수 있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예전 아무리 밝았던 나였지만,
오랜 시간 이 시간들을 건강하게 버티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전문가를 만나야만 했었다.
왜냐하면
어떤 마음의 상처는,
그 깊이가 너무 깊고
그 뿌리가 너무 오래되어
혼자 힘으로 빠져나오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홀로
지난한 시간들을 겪어오며, 견뎌내고
여전히 그 과정 중에 있지만
같은 자리를 맴돌고, 반복하고, 헤매는 시간들이
겉으로는 아무 일도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그 시간은 분명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시간일 것이라고 믿는다.
뜨거운 우유통에 빠졌지만,
같은 자리를 맴돌고 반복하며
자신만의 치즈 디딤돌을 만들어 힘차게 뛰어올라
그 깊은 냄비를 탈출한 개구리처럼.
나 역시
늘 똑같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만 같은 지금도
나만의 '치즈 언덕' 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나도 그 치즈 언덕을 디딤돌 삼아
크게 뛰어오르리라 는 것을 생각하며_
치즈 언덕을 만들어
먼저 그 냄비를 탈출한
생존한 개구리가 이렇게 말해줄 것을 상상하며_
“지금 너도 네 방식대로 치즈를 만들고 있는 중이야.
그 시간이 분명 너를 다시 뛰어오르게 할 거야.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