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전경이 여전히 나의 배경이었기 때문이야
게슈탈트 이론에서는
인간은 끊임없이 ‘지각의 장(Field)’ 안에서
우리가 늘 ‘전경(Foreground)’과 ‘배경(Background)’ 속에서 살아간다고 말한다.
'전경'은 지금 내 주의를 끄는 감정이나 욕구, 배경은 그 전경을 뒷받침하는 '과거의 경험들'이다.
전경(Foreground: 지금 이 순간 내 주의를 끄는 것, 해소되지 않은 욕구, 감정, 과제 등 입니다.
배경(Background): 의식에서 벗어나 있지만 내 전경을 뒷받침하는 ‘이전 경험들’입니다.
나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심리학에서 말하는 '게슈탈트 이론' 에 대한 글을 읽다보니
내가 왜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지
그 이유를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남들은 이미 반쯤은 질리거나, 이미 질려서
'아니 언제적 일인데 아직도 그러느냐'
(사실 이 언제적은 그들은 '내'가 아니었기에 초기부터 시작된 '언제적' 이었다)
라고 마치 모든 것이 내 탓인 것처럼 질타하곤 했었다.
이 과정에는 물론 놀랍게도
정신의학과 전문의도
나의 가족도
나의 부모도
기타 나에게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모두가 포함되어 있었다.
아이러니하고 흥미로웠다.
나에게 가장 관심을 갖고, 돌볼 의무가 있는 사람들_
내가 소중한 존재라고
그들 스스로 말하는
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가장 나를 아프게 했기때문이다.
저런 이야기에 대한 충격을
'그러려니' 까지 직면하며 스스로 깨닫게 되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나는 내가
'저는 어떤 환자라서 제가 이런 것이에요' 라는 것이 유난히 싫었다.
스스로
정신의학과의 F코드 환자임을 절대 밝히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더 밝게 보이고자 노력했고,
더 밝게 일부러
나의 '진짜 마음' 과 '겉으로 보이는 모습' 을 달라보이게 하려고
무던히도 애를썼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과거의 트라우마(배경)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미완료된 감정으로 남아
’현재의 삶에서 반복적으로 ‘전경’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은 최근에 알게 되었다.
특히 ‘심리적 안전기지(Secure base)’라는 착각을 들게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갑자기 나의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의 내가 이랬었지' 를
스스로도 자각할 수 없을 정도로
예전의 나를 알던 사람들이 너무 놀랄 정도로
억눌려 있던 전경(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 더 또렷하게 떠오르며
발화량이 많아지고 말이 많아졌다.
요즘 표현처럼 TMI 가 많아지고 있었다.
상당히 불필요한 Too Much Information 이었다.
그 결과
나는 이 과정에서 상처와 아픔을 통해 다양한 것들을 깨닫게 되었고,
비로소
이제야 조금씩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에게
중요한 의미인 '심리적 안전기지(Secure Base)'가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보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이
'나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반복적으로 이야기 하는
게슈탈트 심리학이 말하는 '전경(foreground)' 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여전히 그 사람에게 그 문제가 너무 중요하고,
여전히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슬픈 이야기이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나와 같은 경험을 하고
이 과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 과정에서 경험한 어려움,
그리고 이 과정을 어떻게 극복해나아가는지를
누군가는 남겨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그랬던 것 처럼.
그 분들도 이 과정을 궁금해할 것이며,
이 과정을 극복해야 할 한 줄기 '빛' 이 필요할테니까_
여전히 놀랍게도 우리 사회는
이런 과정을 겪은 사람들을 '뉴스' 로만 내보낼 뿐
이 과정을 겪은 사람들이
이 힘든 과정을 '어떻게' 잘 극복해내가고 있는지에 대한 뉴스는 없다.
심리적 안전기지를 만나서,
조용하던 사람이 봇물처럼 말문이 터졌을 때
그 이야기를 끝까지 반복해서 들어줄 주변 사람이
과연 당신 곁에 몇 있을 것인가_
그래서 나는 그 회의감에
이 곳에 이 기록들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
반복해서 이야기를 해도
언제든지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때까지
함께 고민하며 들어줄 수 있는
'유경험자' 가 있다고 알려주고 싶기 떄문이다.
그러니 그냥 가만히 들어주세요.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반복해서 당신에게 이야기하고 있다면,
당신은 그 사람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는 Secure base(심리적 안정기지) 일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