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들어오면 말이 힘을 잃는다

그래도 괜찮아.

by Carry


말의 힘을 잃게 하려면

경험이 들어오면 말이 힘을 잃는다고 하였다.


언어로 소통하는 우리는

'언어'에 융합되면 안되는데
사실 많은 부분을 '언어' 에 의해서 영향을 받고

언어가 생각을 만들고, 그 언어에 융합되어 힘듦을 겪는다.


우리는
말 한마디에 영향을 받고,

말 한마디에 울기도, 웃기도 한다.


'백야(白夜)'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나는

마냥 해맑고 밝은 그 자체였던 내가


'외상후스트레스 이후의 우울증' 을 경험하면서

나 역시 스스로 이 상황을 감당하기 버거웠고,

우울증이라서 이런가? 라는 생각을 어느 순간부터 자주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의 혼란은 거듭되었다.


우울증은 여러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여러 다양한 경험을 해볼만큼 해보았다고 생각했던

사회생활 인생실전 만랩이었던 나로서도

'장르가 다른' "Another Level" 이었다.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를 얼마나 반복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너무 힘든 '우울증' 이었다.

아직도 그 과정에 있다.


그래서 한 때는

우울증으로 무기력한 나에게 끊임없이

책과 같은 이야기를 하는 주변인들에게

말할 기운도 없었지만,


속으로는 악담이나 악의적인 마음이 아니라

'제발 그 말을 하는 그 당사자도
우울증을 꼭 겪어보고 그때 다시 만납시다' 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


왜냐하면,

그걸 똑같이 겪어보면
그들도 그렇게 쉽게 그런 말들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그 확신은 있어서였다.


그만큼

우울증으로

갑자기 모든 것이 무기력해지고

이 고통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이 영원할 것 같고

영원할 것 같아서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글을 읽을 때에도.

그리고 누군가 이런 힘든 상황을 겪을 때에도

그들이 해줄 수 있는 말이 한정되어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떠날 땐 떠나더라도

힘이 조금이라도 나는 어느 날에는

현실과 나의 환경이 답답했다.


이 상황이.

정신의학과라는 곳이 .

심리상담이라는 것이 .

모든 것들이 회의적이고 힘들 때도 많았다.


다 포기하고 떠나고 싶었지만.

내 방을 정리할 힘 조차 없었다.


그냥 이대로 가기엔

누가 나를 발견하기엔 지저분한 방도 창피했고

아무런 옷을 입고, 아무렇게나 발견되기도 창피한 생각도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전날 엉엉 울어 부은 눈으로

처방받은 취침 약이 다 깨어나지 않은 채로 겨우 일어나 듣게된 우연한

ACT(Acceptance Commitent Therapy, 수용전념 치료)강의에서의 한 마디가 기억에 남았다.


진단은 판단입니다.
판단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느 진단 기준을 가지고

어떤 진단을 내리는지는치료가의 평가일 뿐입니다.


치료자는 판단을 할 뿐이고

우리는 어떤 '진단명' 이라는 언어에 융합이 될 뿐입니다.

거기에 너무 엮여들어가면 안됩니다.


왜냐하면

진단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 진단하는 사람의 '판단' 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명확하게 보아야 할 것은

'현상'과 '사실'만 봐야 할 것입니다.


지금의 나에게 너무 와닿는 말씀이었다.


Big 5 정신의학과 전문의께서도

특히 청년들에게는 ' 00 증' 이라는

진단명이 오히려 그 진단에 갇혀서 살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주의해야한다고 하는 말씀을 듣기도, 보기도 했었다.


그래서 나 역시 다시 생각해본다.


'나는 우울증 환자이니까' 가 아니라

우울증 환자가 어느 작가가 말씀하신 것 처럼

우울증이어도 죽고 싶지만 떡볶이가 먹고 싶은 것 처럼.


기분이 조금 올라오는 날엔 밝아도 되고,

다시 무기력하고 떨어지는 날엔 슬퍼도 되고,

뭐든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


뭐든 괜찮아요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충분히 잘 하고 계세요.


우리는 '경험' 을 통해 배운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경험이던 무조건 나쁜 경험만은 없다고 해요.


다만 그 '경험' 을 통해서 무엇인가 배울 수 만 있다면 된다고 합니다.

저처럼 너무 당혹스러운 진단으로 힘든분들이 계시다면

이 과정 잘 극복할 수만 있다면,

이 과정에서도 '경험을 통한 배움' 이 있을 수 있다고 하니


그것은 같이 함께 믿어봐요!


저도 제가 이 과정에서 경험한 부분들 하나씩 공유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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