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것 그대로의 모임을 하고 싶다

by Carry

Orange Road(With YUKIKA)


마지막 컷이 기억나지 않는 모임이 있다.

모임, 모임, 그리고 모임..


나를 찾아주고,
기억해주고 생각해주어 불러주는 감사한 사람들의 모임이 많지만,
'우울증' 이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이후의 많은 '모임과 만남'은 부담 그 자체였다.


원래가 밝았던 나였기에,
밝게만 보여야 하는 나의 외향적 페르소나를 사용해야 하는 모임들에
피로감을 경험했고,
소모적인 대화로 감정을 쏟아야 하는 인간관계가 힘들기 시작했다.


매 순간 울컥하는 눈물을 참아야 하고,
무엇이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삶이 허무하고 헛헛해서
그냥 이런식으로 더 살아가야 하는 삶이 무료하다 못해,
지겹고, 삶의 의미를 잘 모르겠었다.

왜 사는거지?
왜 살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목적성과 방향성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하루살이처럼 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과학 백과사전의 하루살이는
하루만 사는 것이 아닌 '3일은 산다'는 글을 보고,


그래.. ‘나도 하루살이 같은 인생이지만 3일은 버텨보자’가
그 글을 읽은 후의 나의 삶의 모토가 되기도 했다.

아무리 철저한 준비도,
우산도 없는 날의 소나기와 같은 우박과 같은 상황에
100%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은 사람에 대한 기대나 사람으로 인한 기쁨보다,

변하지 않는 것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지금부터의 나는

날 것 그대로의 모임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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