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추석, 오렌지 빛 한강

by Carry

햇살을 등지고 서 있는 뒤로

오렌지 빛 아침 햇살의 잔잔한 물결이 울렁였다.

햇살 사이를 지나가는 지하철 소리가 들렸다.


매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보던 오렌지 빛 한강의 아침이었다.


그렇게 익숙했던

아침 햇살의 강물을 바라보는 내내 눈물이 났다.


소나기 같은 그 일 이후

너무나 참고, 압도되는 감정을 견뎌낼 수 없어서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그런 날들이 잦아졌다.


온전한 정신으로

맨 마음으로 깨어있는 것 자체가

지옥 그 자체였다.


아무도 돕지 않았다.

도움을 구할 곳을 몰랐다.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괴로운 고통의 매일 아침 출근길 루틴은

새벽 6시 새벽미사를 드리고,

오전 7시쯤 지하철에서 바라보던

오렌지 빛의 신년카드와 같은 눈부신 일출과 반짝이는 한강을 보았다.


앉을 자리가 없어서 서 있을 때면

한강을 따라 뛰고 있는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이제는 내 의지와 관계없이 출근을 할 수 없게 된 회사였고,

괴로운 채 그곳으로 향하던 수많은 아침의 장면들을 떠올리며

문득, 강물 속으로 사라지고 싶은 충동이 밀려왔다.


마침 매 출근 때 보던 지하철은

저 멀리 지나가고 있었고,

나는 반짝이고 일렁이는 오렌지 빛 물 속으로 뛰어들고 싶어서

다리 위에 멈춰 선 채,

한참을 서 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렇게 마음을 먹고 뛰어내리려다 보니

엄청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이유는 몰랐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들도 비장한 마음으로 올라갔을 텐데,

그들도 하나같이 그 순간이 되면 망설이거나 눈물을 흘린다.

심지어 엉엉 우는 사람도 있었다.


왜 그렇게 우는걸까?


나는

'이렇게 죽어버릴 것이었으면, 차라리 열심히 살지 말 걸' 하는 후회였다.


인생을 그렇게 심각하고 열심히 살지 말고,

엉망진창으로 막 살 걸.. 왜 그렇게 열심히 산거야? 

결국 이렇게 생을 마감할꺼면? 이런 마음이었다.


그래서

나 역시 기억나지 않은 어느 드라마나 영화 주인공들처럼

너무나 서럽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렇게 서럽게 울고 있었다.


그리고 모르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내가 서있던 그 곳 한강에는 구조 보트가 오고 있었다.

지상에도 112와 119의 구급차의 불빛이 번졌다.


그게 나의 2021년 추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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