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댔지만 엄마 눈엔 우승자
둘째 주아는 아직 자기가 잘하는 걸 모른다.
정확히 말하면… 모르쇠 쪽에 가깝다
랩은 기가 막히게 잘한다.
딕션이 워낙 좋아서 그런지
가사 한 줄만 읊어도 귀에 팍팍 박힌다.
근데 내 눈에는 늘 따로 잡히던 게 있었다.
바로 춤.
어느 날부터인가,
얘가 집에서 괜히 발을 툭툭 구르더니…
엘리베이터 안에서 갑자기 스텝을 밟는 거 아닌가?!
심지어 거울 앞에서 동작을 반복, 반복…
“오~~ 뭐지?? 뭐야?? 누구한테 배운 거야???”
“엄마~ 나 춤 배워.”
“엉?? 어디서???”
“학교에서! 스포츠 시간에 춤 가르쳐줘~”
세상에나… 드디어 둘째가 뭔가에 흥미를 느끼다니!!
나 혼자 흥분해서 박수 치고 난리였다.
“그럼 보여줘! 보여줘!”
“아… 아직… 나중에…”
역시나.
쑥스러워서 숨기지만, 밤낮으로 발만 동동 구르는 걸 보니 심상치 않았다.
“너 왜 이렇게 열심히 해? 대회라도 있어?”
“응! 잘하면 대회 나갈 수 있대!”
“오~ 그럼 대회 나가는 거야??”
“응! 한번 해보려고!”
이럴 수가…
집에서는 뭘 배우자 하면 손사래 치던 애가,
이제는 땀을 뻘뻘 흘리며 춤 연습을 한다니.
아… 역시 애들은 강요할 필요가 없다.
알아서 꽂히면 밤새 춤춘다니까!
그리고 어느 날—
“엄마! 나 대회 나가게 됐어!!”
와아아 ~~!!
기뻐서 덩달아 내가 댄스대회 본선이라도
오른 줄 알았다.
“너 열심히 해서 뽑힌 거야! 멋지다!
엄마 응원하러 가도 돼?”
“엉? 엄마가 온다고? 티켓 사야 되는데?”
“사면되지~ 어디서 해?”
다행히 집 근처 홀에서 하는 대회였다.
초등학교 5학년만 참가할 수 있다길래,
이건 놓치면 평생 후회할 각.
드디어 대회 날!
막내는 남편에게 맡기고,
큰딸과 애들 아빠까지 총출동해서 주아 응원하러 갔다.
홀은 이미 많은 학부모들로 바글바글.
긴장되는 순간… 드디어 주아 차례!
근데… 어라?
연습할 땐 그토록 열정 뿜뿜 하던 애가,
무대에 서더니 파트너와 눈도 안 마주치고
흥은 온데간데없고,
춤은 영혼 없는 아이처럼 추기 시작하는 것.
‘주아, 너 어디 갔어!?
집에서 열정적으로 추던 그 아이는…?!’
속으로 머리 쥐어뜯었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무대 완주한 게 어디냐 싶었다.
비록 춤에 감정은 빠졌지만, 엄마 마음은 이미 만점!
결과가 어떻든 과정 속에서
네가 배우고 느낀 게 있다면 그걸로도 엄마는
네가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생각해.
무대 위에서 제대로 즐기진 못했지만,
그래도 엄마 눈엔 너만 보이더라.
너의 노력으로 여기까지 온 게 너무 자랑스러워,
우리 딸 사랑해 ~~!!
좋아요와 구독은,
오늘도 땀 흘린 주아에게 보내는 응원 티켓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