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도발 : 햄버거는 날아가고 금융치료만 남았다.

여름날의 대폭발

by ClaireH


덥디더운 시드니 여름, 우리 가족의 국룰은 단 하나.


“덥다 = 물로 뛰어든다.”


문제는…

수영을 잘하는 사람은 남편 한 명뿐이라는 것.

나머지는? 튜브에 매달려서 동동동~

물 위에 표류하는 고무오리 신세.

그래도 다들 까르르,

그게 행복이지~!


짐 챙길 때부터 이미 한 판 전쟁이었다.

수경, 수모, 수영복, 튜브, 막내 안전조끼,

거기다 간식까지…

“이건 수영장이 아니라 피크닉인가,

이삿짐센터 출동인가.”

엄마의 한숨과 함께 짐들로 트렁크가 가득 찼다.


“난 인공파도 나오는 수영장 가고 싶어!”

“거긴 물이 깊어서 혁이는 물만 먹어.

깨끗하고 넓은 데로 가자!”


의견 충돌은 늘 그렇듯, 장장 30분.

결국 부모의 독재로 ‘새로 생긴 깨끗한 수영장’ 당첨.

그리고 그 순간, 아현이는 선언했다.


“난 수영하지 않을래 “


… 보이콧 선언.

그래, 안 들어가면 되지 뭐.

굳이 억지로 챙겨주면 또 특별 대우를 원할 테니까.



신나게 놀고 난 후, 우리의 공식 코스는 맥도널드.

(죄책감 따위는 치즈버거 앞에서 무력화된다.)


다섯 명 세트 주문,

어마어마한 봉지와 음료 트레이가 도착.

막내를 챙기느라 내가 손이 바쁘니,

아현이에게는 큰 봉지,

주아에겐 음료 트레이를 맡겼다.


남편이 “무거워 보인다” 며 주아의 음료를

대신 들어주는 순간.

주아가 슬쩍 아현이를 힐끔-



팍!!!!!!!!


햄버거 봉지가 공중에서 ‘쿵쾅쾅’ 폭발했다.

감자칩은 자유의 날개를 달고 바닥에 흩어지고,

버거는 무슨 영화 폭발씬처럼 사방으로 산개했다.



정적…..

매장 전체가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듯 멈췄다….

(배경음악은 아마도 미션 임파서블 )



도와주시는 옆자리 아저씨 덕분에 간신히 수습했지만,

내 안의 화는 이미 폭발 버튼을 눌러버린 상태.



“너 하루 종일 기분 나쁘다고, 이게 뭐 하는 거야?

다른 사람은 안 보이니?! 어떻게 그걸 내던져?!!!”


울고 있는 아현이에게 불 쏟듯 말이 나왔다.

불타는 집에 휘발유 들이붓는 격.

갱년기 소녀, 오늘도 참지 못했다.


결국 아현이는 방학 내내 시내에 있는

아이들 아빠 집에서 지냈다.

연락도 없었다,


…그런데 말이다.

호주의 크리스마스 방학은 무려 두 달.

선물도 많고 우리 집 행사도 많고…

결국 나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지갑을 열었다.

주아를 통해서 아현이의 선물들을 보냈다.


“금융치료 없이는 이 사춘기 전쟁, 못 버틴다.”


사춘기 소녀와 갱년기 소녀의 전쟁.

최종 승자는 누구였냐고?


M.O.N.E.Y

뭐니 뭐니 해도 금융치료가 최고다.


결국, 흩어진 건 햄버거와 감자칩뿐만이 아니었다.

사춘기 아이의 마음도,

갱년기 엄마의 인내심도 여기저기 흩어졌다.

하지만 바닥에 떨어진 햄버거를 다시 주워 담듯,

우리 관계도 하나씩 다시 주워 담아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또 지갑을 열었다.

포인트를 쌓듯이, 금융치료한 만큼

너의 마음에 따뜻하게 적립되길 바란다.


다른날 가족여행때, 4시간째 물속에서 나오질 않는다. 물 놀이를 너무 좋아하는 아이들


아현이 칩스는 공중으로 날아갔지만,
좋아요와 구독은 꼭 제 품으로 날아오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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