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한 사람
왜 당신을 돌보지 않으셨어요?
왜 당신을 사랑하지 않으셨나요?
어릴 적, 그의 곁에는 언제나 스쿠터가 있었다. 나도 그를 따라 스쿠터를 타다 다리에 심한 화상을 입은 적이 있다. 그 흉터는 한때 너무 창피했지만, 세월이 지나며 희미해졌다.
그처럼 시간이 흐르며, 나 역시 그를 잊고 살아왔던 것이 원망스럽다.
엄마가 일 때문에 집을 비우실 때면, 늘 그는 주방에서 나와 동생을 위해 요리를 해주셨다.
“배고프지? 뭐 먹고 싶은 거 없니?”
그 말이야말로 손주들에게 건넬 수 있는 최고의 사랑 표현이었다. 하지만 나는 늘 “괜찮아요”라며 사양하기 바빴다. 그때는 몰랐다. 그것이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사랑의 방식이었다는 걸. 언제나 그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 그 믿음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이제야 안다.
그는 자주 병원에 입원하셨다. 집안 내력으로 당뇨를 물려받으신 탓이었다. 병실 침대에 누워 점점 야위어 가는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어린 마음에 안쓰럽고 두려웠다. 당뇨는 합병증이 무섭다고 했다. 한 해가 지나면 또 다른 병이 따라오고, 내년이 되면 또 다른 증상이 찾아오는 병.
점차 우리 집안이 기울어져 가자, 그는 병을 고치려는 시도조차 멈추셨다. 치료비가 아버지의 짐이 될까 봐, 스스로를 놓아버리신 것 같다. 병명을 숨기고 치료를 포기한 그의 선택은 얼마나 고독했을까. 그 마음을 짐작할수록 아직도 원통하고 가슴이 저리다.
그립습니다.
주방에서 흘러나오던 당신의 따뜻한 음식 냄새가.
그립습니다.
제 꿈속에 다시 찾아와 환하게 웃어 주세요.
이제는 더 이상 묻지 못하는 질문을 안고 살아가지만,
그 질문이야말로 제가 할아버지를 오래 기억하게 하는 방법인지도 모릅니다.
부디 하늘에서는,
그토록 그리워했던 분들과 이별 걱정 없이
편안히 웃으며 지내시길 바랍니다.
한 번도 말한 적 없지만 당신의 사랑 감사했었습니다
사랑합니다, 할아버지.
-오늘 나의 교훈-
옆에 있을 때 더 사랑할 것.
더 표현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