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독후감 #9: 착각이 불러온 파국

무너짐 속에서 배운 인간의 본성

by ClaireH



추락


누군가를 만나 이렇게까지 미워하고 원망했던 적은 없었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그를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곤두박질칠 수 있는지 배웠다. 그것은 내 삶에 드리운 고통이자 동시에 값진 배움이었다.


나는 늘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래서 스스로 묻는다. 나도 그에게 상처를 준 건 아닐까? 한쪽만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란 없으니까.

나 또한 그에게 고통과 분노를 안겨주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그가 그 어떠한 감정이라도 느꼈길 바란다.




자각


두 번의 이혼. 그 사실만으로도 세상은 쉽게 나를 조롱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스스로도 너무 부끄러웠다. 무너졌던 사람이 다시 무너지는 건 치욕이었다. 그래서 발악하듯 안간힘을 썼다.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싶었다. 어쩌면 그를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오기와 아집이 나를 끝없이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결국 그 안에서 수많은 만남과 이별이 반복되었다.


그는 연기를 했고, 얄팍한 거짓말들로 결국 자신을 믿던 사람들의 등을 하나둘 돌리게 만들었다. 나만이 아니라, 그의 곁을 지키던 모든 이들이 떠났다. 돈으로 얽힌 관계는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그래서 너무 두려웠다 그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순간 나는 버려진 것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너무도 컸다. 너무도 잘 알았기에 나라는 사람은 그저 손쉽게 비자를 얻기 위한 도구였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교훈


나는 그에게서 인간의 추악함을 배웠다. 겉으로는 의롭고 정의로운 척, 그러나 언제든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얄팍한 가면. 결국 본성은 감출 수 없다는 사실을. 사람의 신뢰는 속임수로 얻을 수 없다는 진리를.


이제야 알겠다. 두 번의 이혼은 결코 자랑이 될 수 없지만, 그 상처 속에서 나는 사람 보는 기준을 얻었다. 다시는 같은 어둠에 발을 들이지 않을 그 기준.



오늘의 교훈은 단순하다.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 봐야 아는 게 아니다.

똥은 더러워서 피하는 거다. 지 팔자 지가 꼰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