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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횸흄 Feb 04. 2022

[중드일기] 중이전기

중드를 보는 건 나의 소중한 일상 중 하나이다. 일전에도 썼듯이 나는 중드키즈였다가 중년이 되어 다시 중드에 몰입한 중드매니아이다. 거의 날마다 보는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드 한 편의 회차는 기본적으로 50회이고 긴 것은 100회 가까이 되어 한 작품을 끝내는 데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려 보지 못한 중드가 너무나 많다. 최근 본 <중이전기>도 72회 분량으로 꽤 길어 오랜만에 끝을 냈다. <상양부>와 같이 보느라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중이는 춘추오패 중 두번째 패자인 晉문공으로, 드라마에서는 유년부터 청년기까지는 픽션을 많이 가했다. 일단 역사적으로 아버지 진헌공의 후궁인 여희를 중이의 첫사랑으로 설정하면서 초중반까지는 애정물에 더 가깝다. 

                                                        <사진 출처 :  Tving>


포스터 속에 여인은 중이가 제나라에서 맞은 아내인 제환공의 딸 제강공주이다. 드라마에서는 청년시절부터 줄곧 중이를 지켜주고 사랑한 여인으로 나온다. 드라마 후반부에 가서야 중이의 망명이 시작되는데, 진문공이 뛰어난 군주이긴 했지만 너무 완벽하게 선하고 지혜롭고 너그로운 인물로 나오다보니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춘추시대를 다룬 드라마가 많지 않고 당시 제환공에서 진문공으로 패자가 넘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신생, 중이, 이오 공자 이야기는 훗날에도 많이 회자되는 이야기라 이렇게 드라마로 보고나면 머릿속에서 막연하게 알던 것이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다만, 비싼 돈을 들였으면 고증을 좀 철저히 해서 만들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고대 시대의 의상이 너무 화려한 것도 거슬리고, 내용이 너무 애정 관계에 치중한 면도 아쉽다. 이럴거면 그냥 50회 내로 끝냈어도 충분하리라. 망명을 하며 각 제후국에서 보낸 시간들이 너무 짧다. 


72회나 봤는데 드라마를 보아서 좋았던 점은 당시의 힘의 관계를 엿볼 수 있었던 점과 한식의 유래를 알게 된 점 정도로 앎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이 드라마를 계기로 춘추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의 활성화를 기대해 본다. 제환공과 관중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졌지만 관중의 이야기가 드라마로 제작되면 꽤 괜찮은 드라마가 나올 것 같고, 초장왕의 이야기는 당시 야만족으로 불리던 초나라가 패권을 얻기까지의 과정이 흥미진진할 것 같다. 그간 너무 월왕구천 이야기로만 춘추시대를 본 게 아쉬웠는데 그나마 <중이전기>가 균형을 맞춰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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