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쑥쑥 자라는 도라지 몸을 더덕이 감으며 따라 오르고 있다.
내가 도라지 몸이 되어 목까지 졸리는 느낌으로 숨이 차다.
'도라지가 더덕 넝쿨 성가셔서 잘 자랄 수 있을까?'
초록이 숨는다.
"걱정 말아요, 더덕이 도라지랑 친구 돼서 어깨동무하고 있구만. 감으며 올라가기 시작할 때 친구 되자고 이미 보챈 거예요."
옆 밭 아낙이 울타리 너머로 말한다.
그 말에 안도한다.
이제 초록이 보인다.
강변에서 농사 지으며 글쓰는 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