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와 친구가 되는 가정 교육
초등학생 아들이 갑자기 반장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 녀석이 실패가 두려워서 그런가?" 걱정이 된다. (아빠가 브런치에 글도 썼는데)
소심한 아들에게 낙선은 곧 거절감이다.
아이를 설득해서 네가 실패해도 우리 집은 파티한다고 했는데,
"실패 파티"라는 한 마디에 아이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잠자려고 누웠다가 다시 불을 켜고 입후보 포스터를 급하게 우당탕 만든다.
아들의 반장선거 전략을 칠판에 적었다.
마케팅출신의 아빠는 아들의 선거 컨셉을 다듬는 선대위원장.
"선행"을 강조해야 당선될 것 같다는 아들에게 아빠는 너희들은 아직 초등학생이라며 "재미"를 강조한다.
재미라는 컨셉을 살려 선거포스터에 "보드게임", "과자파티" 등의 공약이 들어갔다.
아빠는 항상 아들에게 말해왔다.
"살면서 꼴찌해도 괜찮아! 열심히 노력하고 무엇을 배웠는지가 중요한 거야"
"아들아 아빠는 실패 이야기로 글도 쓰고 책도 낼 거야"
"걱정하지 마 아빠가 함께할게!"
평소 자신감이 부족한 아들이 반장 선거에 나간다고 해서 많이 놀랐다.
당선에 대한 기대는 솔직히 안 하지만, 도전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호들갑을 떨며 야근 중에 일을 던져놓고 아이와 선거에 대해 마음을 나눴다.
때 마침 아빠는 자신의 실패스토리를 글로 연재 중이었고 아들은 아빠의 브런치를 열심히 구독해 왔다.
실패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조기교육이 된 걸까?
실패에 대한 아들의 자세가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뀌는 것이 눈에 보인다.
아빠는 실패 여행 가이드다! 아들이 할 실패에 대해 위로하고 토닥인다.
아이들이 넘어지려 할 때 뛰어가서 잡아주기보단,
몰래 지켜보며 혼자 일어서도록 돕는 관찰자가 되고 싶다.
가정에서 실패 조기 교육을 해야 아이들이 무엇이든 용감하게 도전하지 않을까?
큰일 났다. 반장선거에 10명이나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