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놀이에 대한 아빠의 소신 발언
얼마 전 큰 아들 녀석이 질문을 했다.
"아빠! 우리 집 부자야?"
대충 넘어갔지만, 순간적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우리 아들도 이 질문을 하는구나!
가난하다고 하면 위축되겠지? 부자라고 하면 노력을 안 하려나? 뭐라고 답하지? 어깨 쭉 펴도록 부자라고 해볼까? 그랬다가 헛소문나면 재수 없다고 질투받으려나?
아빠는 TV를 보며 연일 오르는 금 시세를 보고 있던 찰나. 머릿속에 금광이 터진다. "침묵이 금"이라는 몹쓸 상상력 게이지가 금 시세와 함께 폭등했다.
아들에게 한 대답은...
"안 알려줄 거야" (휴 살았다)
초등학생만 되어도 아이들끼리 "너네 부자야? 집은 몇 평이야?" 이야기한다는 것을 듣는다. 요즘 이런 얘기는 타격감이 1도 없다.
인생드라마였던 "응답하라 1988"의 쌍문동처럼 빈부 차이가 있더라도 오손도손 이웃처럼 사는 세상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물질을 향한 이 시대의 비교의식과 컴플렉스를 내 아들도 피할 수 없음을 느낀다. 마음이 허전하고 에스프레소 10잔 마신 것처럼 쓰다.
아들에게 말해줬다.
부자여도 겸손하게 살아야 하고 부자임을 티 낼 필요가 없단다.
부자임을 물어보고 부자임을 알고 싶어 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부자 놀이"를 좋아한다.
상대가 부자이면 질투심이 생김에도 불구하고 부자인지 알고 싶어 한다. 비교하면 불행해질 거 알면서도 남과 비교한다.
SNS에 명품과 수입차를 자랑하며 부자임을 어필하고 싶지만, 사진에 담긴 한 순간의 영광일 뿐. 사실은 부자가 아니어서 자랑한다. 마음이 공허해서 자랑하는 것이 아닐까?
남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다. 나로 살고 싶다. 부자가 아니어도 인성을 알아봐 줄 사람들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면 된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부자에 대해 알려줘야겠다.
자문 자답형태로 아래와 같이 아빠의 결론이 나왔다.
아들아 너네 집 부자야? 라고 물어보면 가난하다고 말하렴.
그래도 괄시하지 않는 친구만 남겨도 된다.
친구는 양보다 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