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돌변 Jun 04. 2024

아들아 우리 집 부자냐고 물어보면 가난하다고 말하렴

부자 놀이에 대한 아빠의 소신 발언

아빠 우리 집 부자야?라고 물어보는 큰 아들


얼마 전 큰 아들 녀석이 질문을 했다.

"아빠! 우리 집 부자야?"


대충 넘어갔지만, 순간적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우리 아들도 이 질문을 하는구나!

가난하다고 하면 위축되겠지? 부자라고 하면 노력을 안 하려나? 뭐라고 답하지? 어깨 쭉 펴도록 부자라고 해볼까? 그랬다가 헛소문나면 재수 없다고 질투받으려나?



아빠는 TV를 보며 연일 오르는 금 시세를 보고 있던 찰나. 머릿속에 금광이 터진다. "침묵이 금"이라는 몹쓸 상상력 게이지가 금 시세와 함께 폭등했다.


아들에게 한 대답은...

"안 알려줄 거야" (휴 살았다)


초등학생만 되어도 아이들끼리 "너네 부자야? 집은 몇 평이야?" 이야기한다는 것을 듣는다. 요즘 이런 얘기는 타격감이 1도 없다.


인생드라마였던 "응답하라 1988"의 쌍문동처럼 빈부 차이가 있더라도 오손도손 이웃처럼 사는 세상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물질을 향한 이 시대의 비교의식과 컴플렉스를 내 아들도 피할 수 없음을 느낀다. 마음이 허전하고 에스프레소 10잔 마신 것처럼 쓰다.


아들에게 말해줬다.


부자여도 겸손하게 살아야 하고 부자임을 티 낼 필요가 없단다.



"부자 놀이"에 빠져사는 대한민국


부자임을 물어보고 부자임을 알고 싶어 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부자 놀이"를 좋아한다. 

상대가 부자이면 질투심이 생김에도 불구하고 부자인지 알고 싶어 한다. 비교하면 불행해질 알면서도 남과 비교한다.


SNS에 명품과 수입차를 자랑하며 부자임을 어필하고 싶지만, 사진에 담긴 한 순간의 영광일 뿐. 사실은 부자가 아니어서 자랑한다. 마음이 공허해서 자랑하는 것이 아닐까?


남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다. 나로 살고 싶다. 부자가 아니어도 인성을 알아봐 줄 사람들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면 된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부자에 대해 알려줘야겠다.

자문 자답형태로 아래와 같이 아빠의 결론이 나왔다.


아들아 너네 집 부자야? 라고 물어보면 가난하다고 말하렴.
그래도 괄시하지 않는 친구만 남겨도 된다.
친구는 양보다 질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작은 실패 조기 교육하기 (반장 선거 낙선 파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