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역 신문에 북 버지니아 워싱톤 노인회 연례행사에서
팔씨름 대회도 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나는 이 기사를 본 순간 피식 웃으며 혼자 말로,
" 오메, 북버지아 노인 형님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조금 무리한 것 같소,
객기는 혈기왕성한 젊을 때나 부리는 것이제, 다 늙은 형님들이 무슨 팔씨름이요,
혈기 왕성했던 젊은 날의 격렬함을 정 조금 맛보고 싶으면 민속 전통 놀이인
제기차기나 오재미 놀이 한 두 경기 추가하면 되지요,
보나 마나 팔씨름에서 이기겠다고 얼굴 빨개지며 막심 쓰고 나면,
팔이며 옆구리 결려 끙끙 앓으며 한 일주일 고생만 실컷하고,
또 그날 재수에 옴 붙으면 팔이 뚝 부러질 수도 있는데,
(젊은 사람들도 팔씨름하다 팔이 뚝 부러지는 경우가 있다)
늙은 몸이라 뼈에서 조골세포와 여러 성장인자들이 잘 안 나와 부러진 뼈가
잘 붙지도 않을 텐데 재고하는 것이 좋을 듯 하요"했다.
누가 북 버지니아 페어팩스 센터빌에 사는 "미리미리 조심조심"교의 신봉자인
행크 신이 혼자 중얼거리는 말을 엿듣고 득달같이 달려가 노인회에 전해주었는 것 같다.
며칠 후 신문에 팔씨름 대회는 위험해 취소한다는 기사가 실렸다.
나는 또 혼자 중얼거렸다.
"노인회 형님들! 참말로 현명한 결단 내렸소.
마음이야 어디 팔씨름뿐 아니라, 우리 국민학교 가을 운동회 때 했던
편짜서 하는 격렬한 기마전도 하고, 대장 장수를 삼각 통나무 틀에 태우고
하늘 높이 서너번 들어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함성을 지르며 상대방 차전 위에
투구 쓰고 턱 버티고 서있는 상대 장수를 향해 돌진하는 차전놀이도 하고 싶겠지만,
형님들 이제 나이를 생각해야 합니다.
형님들 나이에는 괜히 객기 부리다 타고난 명도 못살고 미리 죽는 명 재촉 말고,
이제 형님들은 황소를 썩은 새끼줄로 목줄 메어 살살 조심스럽게 끌고 가듯,
매사에 무리 않고 미리미리 조심조심 사는 게,
건강하게 하루라도 더 사는 최상의 생활 습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