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도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아니다.
나이가 많아지면서 시간은 단순해지고, 사회 활동 영역은 점점 좁아지는데 하고 싶은 것은 많아진다.
단순해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이룰 수 있는 목표가 한정적이라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고 싶은 것이 많아지는 것은 독서의 폐해(弊害)다. 책은 잘못이 없고 단지 책 읽기를 잘못하고 있는 나의 독서 습관을 탓하는 것이다.
통계자료를 보면 2023년 한국 성인의 1년 독서량은 평균 8권이 안 된다고 한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나는 이 평균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의 책을 읽었다. 그것도 대부분 직장과 연계된 책이었고, 새로운 부분이나, 부족한 면을 보완하는 데 다소 도움이 되었다.
주된 직장생활이 끝난 지금의 독서량은 평균의 10배를 상회한다. 속까지 깨우치지 못하고 겉만 읽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읽을수록 아는 것은 늘어나고 더 알고 싶은 욕망도 따라서 커진다.
브런치를 접하고부터는 호기심의 분야가 더 넓어졌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글도 있고, 지식의 첨단을 달리는 정보화와 인공지능에 대한 글도 있다.
내 주위에 이렇게나 많은 다른 세계가 있음을 실감하고, 그동안 한 우물을 판다면서 우물 안에 갇혀서 넓은 세상을 너무 모르고 살았음을 느낀다. 나이 들면서 ‘사고의 지평을 넓혀 준’ 좋은 기회가 브런치다.
그래서 독서가 주는 폐해를 기꺼이 감수하고 즐기려고 노력한다.
유튜브에서 자기만의 오랜 노하우를 공유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새로운 앎’이 많다. 독서를 하면서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하여 여러 강의를 들어 보았고, 다수가 강조하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저자와 대화하듯이 독서하고, 강조와 메모를 잘 활용하면서 자기만의 독서 노트를 만들라는 말 등이다.
하지만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별개다.
나는 책에 줄 긋고 메모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읽고 있는 책이 모두 내가 구매한 책이 아니기도 하고, 비록 지금은 내 책이어도 그 속의 지식은 읽는 사람이 찾을 가치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의 메모와 강조 표시가 다음에 읽는 사람에게는 선입견이나 오해와 편견의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독서에 대한 가장 마음에 남는 말은 ‘한 가지라도 실천할 것을 찾으라.’라는 것이다.
그저 ‘다 읽었구나’하고 덮을 게 아니라 나의 생활에 적용해 볼 것을 찾으라는 말로 들었고, 자기 계발서에 맞는 조언이라 여긴다.
하지만 너무 어렵다. 카네기의 <인간관계론>부터 여러 권을 보았고 읽을 때는 좋은 말이고 금과옥조라고 여겨지지만,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어떻게 적용할지를 고민할 때는 그저 아득할 뿐이다.
이것이 나의 한계인가 보다.
그래도 독서를 계속하고 있고, 읽을거리가 많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다음 책을 고를 수 있으니 실천하는 것이 없지는 않다.
최재천 교수님은 독서의 목적을 쓰기 위한 것이라 했는데, 기약은 없지만 나도 책을 써보자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고 나름의 시작(試作)을 하고 있으니 이 또한 위안으로 삼는다.
또 있다. 호기심과 도전에 나이가 걸림돌이 아니라는 것을 안 것이다.
이틀 전에 우연한 기회에 유인경 작가의 특강을 들었다. 6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교감하면서 여러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당당한 모습이 부러웠다.
제목은 <근사하게 나이 드는 7P>. 나도 근사하게 나이 들기 위해 독서와 함께 무엇을 먼저 실천해 볼까?
근사하게 나이 드는 7P_유인경 작가(전 MBC 기자)
1. Premium 프리미엄
고급스럽게 취향과 취미로 자신을 반짝이게 하라.
2. Present 현재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3. Pleasure 즐거움
어디서나 매 순간 기쁨을 발견하고 즐겨라.
4. Partner 관계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며 관계를 이어가라.
5. Playful 재미있게
여름방학을 맞이한 아이처럼 신나게 즐겨라.
6. Purpose 목표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가치를 가져라.
7. Private 나만의 시간
나만의 고요한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라.
<바위틈의 찔레꽃, 향기는 장미보다 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