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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다는 게 무엇일까?

나를 정의하기 위하여 지금 할 것은?

by 여문 글지기

나는 어디에 살고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재미있는 답을 발견했다. 건축학자 유홍준 교수의 강의에서 “가상공간이라는 신대륙에 인공지능이라고 하는 새로운 이민자들이 사는 신세계”라는 말을 보았다.

미국인의 신대륙 이주에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서양의 기준으로는 아메리카 대륙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대단한 모험이었겠지만, 현재의 미국이라는 세계 최강대국을 만드는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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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라본 원주민들의 당시 생각은 어땠을까? 공존을 원하고 최초에 정착에 도움을 주었지만, 결국 침략자로 변하고 대륙의 새로운 주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바라보는 심정은 또 어떠했을까? 이제는 존재감마저 희미한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접촉의 최소화를 지향하는 사회 때문에, 역설적으로 ‘가상공간’이라는 신세계를 접해 보았다. 지금도 가상공간은 유효하지만 방문하는 빈도는 매우 줄어들었다. 당시 가상공간을 만들고 활용하는 면에서 우리 국민은 세계를 선도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현재의 인공지능의 열풍까지 선도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무척 아쉽다.

우연한 기회에 미래에 관한 책과 강의를 접할 기회가 있어서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다시금 강하게 드는 생각은 ‘미래는 거저 주어지는 풍요로운 신세계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100세 시대가 되면서 조용하고 한가로운 은퇴 생활은 이제 먼 얘기가 되어간다. 미래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일관되게 공부할 것을 말한다.

서용석 KAIST 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미래 문해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미래 문해력은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스승인 Dr. Jim Dator의 문구를 소개했다. “Read, learn, engage, humbly act and keep learning! (읽어라, 배워라, 참여하라, 겸손하게 행동하고 끝없이 배워라.)”

짧은 강의로 깊은 내용을 모두 알기에는 내 그릇이 너무 작지만, 방향은 알 것 같다. 나이 들었다고 배움을 멀리함은 스스로 ‘뒷방 늙은이’ 신세로 전락하는 길을 자초하는 것이다. 배울 것은 아직도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은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고 있고, 새로운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다. 배우기도 벅찬데 활용은 언제, 어디에 하는가?

그러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다시 ‘나’로 돌아온다. 앞서 인용한 서용석 교수의 강의 제목은 ‘나다움이란 무엇인가?’이다. 송길영 작가는 <시대예보: 호명 사회>에서 말했다. “내가 교류해 온 사람들의 교집합이 곧 ‘나’입니다. 그리고 내가 남긴 글이 ‘나’입니다. 내가 좋아해서 시간과 열정을 쏟았던 일들이 ‘나’입니다. 내가 남긴 나의 흔적이 바로 ‘나’입니다”라고.

나에게 다가올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흔히 말한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현재와 미래는 나의 노력으로 정할 수 있다고.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나는 ‘AI와 공존하는 신세계’ 또는 ‘호명 사회’인 현재 또는 곧 다가올 미래를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내가 정할 미래를 위해서 필요한 일인데 정확한 답은 모른다.

일단은 계속 읽고 배우며, 미래 문해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라 여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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