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벌(Interval) 경기로 진행되는 장애물 경기의 연속이다.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2024. 7. 26. ~ 8. 11.) 종목은 정식종목이 32개, 세부종목이 329개라고 한다. 206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참가하며, 슬로건은 “양성평등과 포용을 강조한 완전히 개발된 대회”라고 한다. 그래서 그동안의 대회와는 다르게 여성 마라톤이 마지막을 장식한다고 한다.
인생은 길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자기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달릴 수 있는 마라톤 코스와 같은 평범한 길은 아니다. 차라리 허들과 물웅덩이가 코스 중에 산재해 있는 3,000m 장애물 코스의 연속이라는 것이 맞다. 그것도 인터벌로 뛰어야 한다.
육상의 3,000m 장애물 경기는 중간중간에 설치된 4개의 허들과 1개의 허들 + 물웅덩이로 된 장애물을 넘으면서 트랙 7바퀴 반을 도는 경기이다. 18세기 아일랜드에서 교회의 첨탑(Steeple)을 중심으로 행해지던 여우사냥 훈련을 모방하여, 1850년 옥스퍼드대학의 학생들이 만든 종목이라고 한다.
마라톤은 42.195km를 달리는 최장거리 종목으로, 지구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경기라 할 수 있다. 기원전 490년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전쟁에서 그리스의 승전보를 알리기 위해 휘디피데스라는 병사가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40km나 되는 거리를 달린 것이 그 기원이 된다. 제1회 근대 올림픽인 아테네 대회에서부터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먼 길을 가기 위해서는 계획이 필요하다. 목적지를 모르고 먼 길을 간다면 그 노정은 불안하고 더 멀게 느껴진다. 그래도 그 노정을 내가 계획하였다면, 멀더라도 목적지를 알고 코스를 알기에 장애물을 헤치고 가기 쉽다. 그래서 인생에도 종착지를 향한 방향을 설정하고 어느 길을 선택하여 갈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
등산을 할 때 목표까지 가는 길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차이가 크다. 젊은 시절 설악산에 오른 적이 있다.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하는 산행이어서 초행이었지만 가볍게 출발하였다. 가파른 길에 들어서면서 정상은 물론이려니와 주변도 잘 보이지 않았다. 완주는 하였지만 무척 힘들었고, 중간의 여정에 생각나는 것이 없다.
두 번째 오를 때는 달랐다. 경험을 되살려 완급을 조절하면서 올랐고, 중간에 경치가 좋은 곳을 만나면 잠시 쉬면서 둘러보는 여유도 생겼다. 완주하고 나서의 피로도 적었다. 그래서 산에 오를 때는 작은 산이라도 반드시 출발지점에 있는 안내판을 보면서 등산로를 머리에 새기고 출발한다. ‘초보는 힘들 때 쉬고, 전문가는 경치 좋은 곳에서 쉰다.’
바위를 쪼개는 과정을 생각해 보라. 큰 바위를 사용목적에 맞게 절단하기 위해서 석공들은 절단할 면을 따라서 작은 구멍을 만든다. 그리고 그 구명에 쇠말뚝을 여러 개 박고 하나씩 두드리기 시작한다. 처음에 아무런 징후도 없던 바위가 반복하는 석공의 타격에 어느 순간 갑자기 갈라진다. 절단될 것을 믿은 석공은 끈기를 가지고 계속 두드린 것뿐이다.
고등학교 때 중간고사를 앞두고 밤샘 공부를 해 보았다.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것은 단 한 번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대상 과목의 성적은 괜찮았지만 다음날부터의 다른 과목들은 달리진 리듬으로 인하여 오히려 좋지 못했다. 소탐대실이었다. 한 번의 시험으로 내신 성적이 달라질 것도 아니었는데 불필요한 스퍼트가 장거리 경주에 방해가 되었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의 끝 무렵을 앞에 두고, 자기 방식대로 부끄럽지 않고 후회 없이 행복하게 살았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의 노래가 있다. 세계적인 히트곡 ‘프랭크 시나트라’ (1915~98)의 ‘My Way’ 다. 이 노래는 1969년 그의 나이 54세에 발표되었고,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불후의 명곡으로 꼽힌다.
누구나 살아온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좋고 만족스러운 일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려운 일, 부끄러운 일, 아쉬운 일, 후회스러운 일 등의 회한도 뒤섞여 있을 테니까. 인생을 간단히 정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My Way의 가사가 가슴에 더 남는다.
“(전략)
자 이제 끝이 가까워
그래서 내 인생의 마지막 장을 맞이하네.
친구여, 분명히 말하네.
내가 확신하는 내 입장을 말하네
충만한 삶을 살았고
모든 고속도로를 다 달리면서 여행했지만
이것보다, 이보다 훨씬 더, 나는 내 길을 갔다네.”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와 인생을 결부시켜 말하곤 한다.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바둑 한 판에 인생이 담겨있다고 한다.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 중에도 18홀을 경기하면서 생기는 각종 에피소드를 인생의 축소판으로 비교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연습하고 준비하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은 생기고,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없는 면에서 닮은 것이 많다.
먼 길을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좋은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먼 거리를 달릴 때 보조를 맞추어 주는 사람에 있으면 지칠 때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나는 장거리 경주에서 어디쯤 가고 있는가? 인터벌 경주에서 지금 구간은 속도를 높여야 할 때인가, 장애물을 앞에 두고 잠시 숨을 골라야 할 때인가. 방향 설정을 잘하고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하지만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