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의 글쓰기는?

여전히 공감과 감정, 관계를 담아내는 건 사람의 몫이다.

by 여문 글지기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글쓰기는 위기일까, 아니면 기회일까? 나는 글쓰기가 여전히 사람의 몫이며, 오히려 인공지능의 발달은 인간적 글쓰기를 더욱 빛나게 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글쓰기 특강에서 접한 스탠퍼드대 미칼 코신스키(Michal Kosinski) 교수가 강조한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은 공감·감정·관계”라는 말에서 이 생각이 더욱 굳어졌다.

코신스키 교수는 2025년 1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DLD25(Digital-Life-Design Conference 2025)에서 "Psychology of AI(AI의 심리학)"라는 주제로 강연하였다.

AI가 단순히 텍스트를 생성하는 도구를 넘어, 인간의 마음을 읽고 시뮬레이션하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경고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진정한 인간성'의 가치를 재조명하였다.

(나는 학문의 깊이가 얕아서 겨우 일부밖에 이해할 수 없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정리하고 문장을 매끄럽게 다듬는데 탁월하다. 그러나 글의 본질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람들과 연결하는 데 있다.

코신스키 교수의 주장처럼, 공감과 감정, 관계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발휘하는 힘이다. 글은 결국 인간의 체험과 목소리를 담아낼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특강에 참여했던 중장년 수강생들의 반응도 이를 잘 보여주었다. 모두가 “AI가 글을 잘 만들어낼 수는 있어도, 인간의 체험과 감정을 대신할 수는 없다”라는 강의 내용에 깊이 공감했다.

중장년의 삶은 이미 풍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가족과의 갈등과 화해, 사회 속에서 겪은 희로애락, 일터에서의 자부심과 상처는 기계가 모방할 수는 있어도 ‘살아’ 보지 못한 이야기들이다. 사람들은 바로 이런 인간적 체험에서 울림을 느낀다.

따라서 글쓰기를 이어가는 방법은 분명하다.

첫째, AI를 도구로 활용하되 주도권은 놓치지 않아야 한다. 구조를 탄탄하게 하기 위한 초안과 자료 검색은 맡기되, 최종 문장은 본인의 목소리로 책임져야 한다.

둘째, 자신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 작은 일상의 감정과 오래된 기억을 솔직하게 꺼내어 글에 녹여내야 한다.

셋째, 사람들과의 관계를 의식해야 한다. 일기 외의 글은 혼자 쓰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건네는 말이다.

넷째, 본인이 설정한 ‘저자 캐릭터’ 범위 안에서 감정을 숨기지 말아야 한다. 기쁨과 슬픔, 분노와 희망을 담아내는 것이야말로 인간 글쓰기의 힘이다.

다섯째, 꾸준히 쓰고 나누어야 한다. 다양한 SNS와 커뮤니티 활동 등으로 글을 나누면 사람들과의 관계가 확장된다.

결국 인공지능 시대의 글쓰기는 위기이자 기회의 양면성을 가졌다. 형식적 글쓰기는 AI가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체험과 감정을 담아내는 글은 오히려 더 큰 가치를 가지게 된다.

코신스키 교수가 강조했듯, 공감과 감정, 관계는 기계가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다.

중장년의 글쓰기는 늦지 않았다. 오히려 시작하는 바로 지금이 언제나 적기다.

살아온 시간만큼 깊어진 마음으로, AI의 손을 빌리되 마지막 한 문장은 반드시 내 삶에서 길어 올리자. 그 문장이야말로 사람들과 나를 연결하는 다리이며, 인공지능 시대에도 사라지지 않을 사람의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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