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잘하기가 주는 효용성

자기 성찰의 끝없는 길 위에서

by 여문 글지기

유사한 주제의 책을 고른 우연 때문인가? 요즘 읽는 책에서 ‘질문하기’라는 단어를 자주 접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단순히 글자를 읽거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한다. 독서는 일방적인 정보의 수용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저자의 생각을 불러내고 나의 삶과 연결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질문은 독서의 출발점이자 끝없는 탐구의 불씨인데, 거기서 또 질문하기의 효용성에 대한 주제를 자주 접한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의 즐거움(Finding Flow)>에서 몰입을 단순한 집중이 아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이다. “나는 왜 이 책을 읽는가?”, “이 문장이 내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가?”라는 물음은 독서를 단순한 행위에서 살아 있는 대화로 바꾼다.

<포커스 리딩(박성후 저)> 또한 인생의 목적을 이루는 글 읽기의 5단계 중 마지막 단계로 질문하기를 제시한다. 이는 독서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책을 넘어, 인공지능과의 대화에서도 같은 걸 깨닫는다. 최근 주목받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결국 내가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질문을 잘하는 기술이다. 질문을 통해 인공지능은 방대한 지식 속에서 길을 찾아내고, 나의 호기심을 따라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준다.

책과의 대화든, 인공지능과의 대화든, 질문은 언제나 탐구의 문을 여는 열쇠다.

중장년의 삶은 이미 많은 경험과 지혜를 쌓아온 시간이다. 그러나 자기 성찰은 절대 끝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서도 호기심을 잃지 않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뇌가 늙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과학적 사실을 넘어 삶의 태도를 드러낸다.

질문은 젊음의 언어이며,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힘이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고 싶은가?”라는 물음은 우리를 다시 배우는 자리로 이끌고, 삶을 더 깊고 풍요롭게 만든다.

문학은 늘 질문으로 시작한다. 시인은 “왜”라는 물음을 노래로 바꾸고, 소설가는 “어떻게”라는 물음을 이야기로 엮는다. 독자는 그 질문을 이어받아 자기만의 답을 찾아간다.

결국 질문은 우리 모두를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실이며, 자기 성찰을 끝없이 이어가는 힘이다.

따라서 책을 읽거나 인공지능과 대화할 때, 혹은 삶의 길목에서 멈추어 설 때 질문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질문은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 가는 문을 여는 행위다. 질문을 통해 우리는 더 깊이 몰입하고, 더 넓게 소통하며, 더 진실하게 살아갈 수 있다.

자기 성찰은 끝이 없으며, 질문은 그 끝없는 길 위에서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다.

다방면의 호기심으로 질문이 많다고 하여, 집중력이 약하고 산만한 건 아니다.

지식이 축적되는 속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빨라진다. 몰라도 내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은 지식도 물론 많겠지만, 더 이상 지적 호기심이 없다는 건 서글픈 일이다.

육체의 젊음이 계속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조용히 끝을 기다릴 게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질문을 계속하며 나를 찾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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