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져본다.
인생 2막에서 어떤 일을 찾을 것인가?
대부분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에 우선하라고 한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비록 정년퇴직했더라도 그동안 해왔던, 몸과 마음에 익숙해져서 잘할 수 있는 일을 두고, 좋아하는 일을 다시 찾으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정년 이후부터 최근 수년간 매년 일자리를 찾으면서 조금씩 이해가 된다.
내가 30여 년간 주된 일자리로 했었던 일자리를 어떻게 선택했던가 돌아본다.
집안의 사정과 고등학교 성적이 우선이었고, 나도 할 수 있겠지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두 번째 정도 되었던 것 같다. 당시 흥미와 적성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인문학을 좋아하면서도 이과를 선택했는데, 당시 사회 전망과 수학, 과학의 성적이 나쁘지 않아서 큰 고민이 없었다.
일에 대한 만족도를 생각해 본다. 직위나 직급과 관계없이 주어진 일에 대하여 성실하게 임했고,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했었다. 비록 최고 지위까지 오르지는 못했지만 일의 결과에서 오는 보람과 만족감,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관계의 원만함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자평하고 싶다.
그래도 과연 그 자리가 나에게 가장 맞는 자리였는지에 대해서는 평가를 미루고 싶다.
당시에 미래를 넓게 보는 안목과 나의 흥미와 적성에 대하여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방향을 정했더라면 어땠을까? 혹시 그런 부분으로 나를 이끌어줄 코치나 멘토를 만났더라면 선택이 달라졌을까?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연민은 부질없지만, 지금 호기심을 일으키면서 해 보고 싶은 일들이 많아서 우선순위를 정하기 어려울 때, 가끔 그 길을 생각하게 된다.
최근 어느 인터넷 강의에서 ‘나를 움직이는 힘’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강사님은 자신을 움직이는 힘이 ‘재미와 의미’라고 하셨다. 강의하는 것에서 재미를 찾고, 강의를 통하여 강의 분야의 인생철학을 나누면서 의미를 찾는다고 하셨다.
정확하게 그분의 뜻을 옮기지는 못했지만, 그분이 인생을 움직이는 힘을 정의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부러움을 느꼈다.
막상 이 질문을 나에게 적용해 보니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삶의 일부인 일자리를 찾는 이유만으로 한정해 보아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해왔던 관성에 의한 것인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질 것에 대한 불안감을 지우기 위한 것인가,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으려는 수단과 방법으로써 일을 찾고 있는 것인가.
단지 그것이 나에게 일자리를 찾도록 움직이는 힘인가?
최근 “방향을 읽은 당신에게 건네는 인생 전략”이라는 주제의 책을 읽었다. 단단한 삶을 위한 인생 설계의 핵심은 ‘정확한 방향’이라고 했다.
이 책을 보면서도 나는 나에게 어울리는 길을 제대로 찾지 못했고, 불필요한 것을 여전히 붙들고 있으며, 집중해야 할 본질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한 자신을 발견했다.
관념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글로 적어서 가지는 것은 다르다.
나이가 들면서 세월 감에 가속도가 붙는다고 하지만, 나에게 남은 시간은 아직도 많고 급할 이유도 없다.
내 삶의 본질을 찾고, 거기에 재미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방향을 설정할 시간은 아직도 충분하다.
나를 움직이는 힘을 제대로 찾아보자. 그 힘이 발밑의 현실에서 방향을 잃고 휩쓸리지 않으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를 이끌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