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증후군을 경계하며

늙어가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by 여문 글지기

드디어 큰아들이 독립하였다. 그것도 먼 지방으로.

은근히 결혼하고 독립하기를 재촉했지만 불필요한 지출을 억제한다며 떠나지 않더니, 회사의 보직이 지방 도시의 본사로 결정되어 어쩔 수 없이 비자발적인 홀로서기가 시작되었다.

이렇게나마 떠나게 되어 홀가분하면서도, 우연히 들은 빈집 증후군이란 말이 갑자기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겼다.

빈집 증후군(혹은 빈 둥지 증후군, Empty nest syndrome)은 성장한 자녀가 가정을 떠나 독립할 때 일부 부모나 보호자가 느끼는 슬픔, 불안, 목적 상실과 같은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이 증후군은 공식적인 정신의학적 질환으로는 등록되지 않았으나, 심리 상태가 악화하면 정신건강 질환(우울증 등)에 걸리거나 약물을 오남용 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일부 연구에서, 이 증후군에 걸리면 깊은 슬픔(비통함), 공허, 두려움과 걱정 같은 증상을 느낀다고 한다.

또한 불안, 외로움, 짜증, 나른함, 자신의 재발견 등의 심리적, 정신적 증상을 호소한다고도 한다.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부정적인 요소가 훨씬 많다.

늙어서도 자식들을 가까이 두려고 했던 옛 어른들의 심정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주말을 맞아 아들이 왔다. 아직 전셋집에 입주하지 못해, 회사에서 단기간 조치해 주는 숙소에 머물고 있어서 몇 주는 주말에 집으로 올 것 같다.

마침 ‘빈집 증후군’이란 말을 듣게 되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그동안 접하면서도 현실감이 없어서 흘려듣다가 주의가 기울려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우리 부부의 앞날도 슬며시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MBA 과정 중에 외국 교환학생으로 약 8개월간 떨어져 있을 때와는 조금 다른 감정이다.

교환학생이 약간 긴 기간의 출장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이번에는 다르다. 아내는 아들에게 지방 근무가 끝나더라도 다시 집으로 들어올 생각은 버리라고 했다. 나도 동의한다.

그래서 이번을 계기로 독립하게 되고, 아들이 머물던 공간도 정리하고자 한다.

빈방과 빈자리를 보면서 느끼게 될 빈집 증후군이 이제 눈앞의 일이 되었다.

자연스럽게 넘기게 되기를 바란다.

다행히 증후군에는 극복(관리)하는 방법도 많이 연구되어 있다. 이 증후군에 따른 증상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이 웃기, 자신의 가치 발견하기, 자녀에 대해 알아가기,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기, 자기 관리하기 등이 있다고 한다.

나는 이 중에 자신의 가치 발견하기, 독서와 글쓰기로 자신에게 투자하기, 헬스클럽에 정기권을 구매하여 매일 운동하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아내는 주민센터의 일본어 학습프로그램을 신청하여 그야말로 ‘열공’하고 있다. 과정 초반부터 참여하였던 분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예습과 복습은 물론이고, 관련 책까지 구해서 추가 공부까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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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각자 극복하는 방법을 찾고 연습하면서, 빈집 증후군을 슬기롭게 견뎌보고자 한다.

자기 자신을 향하거나 서로를 향한 부정적인 증상들을 낮추거나 없애야 한다.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고, 그 시간에 웃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렇게 세월을 보내면서 지혜를 더해가고 싶다. 아들들의 가족과 가깝지만, 서로를 인정하는 건강하고 독립된 삶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