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준비하고 끈기 있게 도전하면 헤쳐갈 수 있다.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팀에 펴낸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10개의 소비 트렌드를 내놓았다. 그중의 하나가 ‘알파 세대’이다. MZ세대 다음을 잇는 15세 이하의 연령대를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이들은 ‘디지털 노마드’라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를 부모로 둔 세대이며, 진정한 ‘디지털 원주민’들이다.
2023년의 소비 트렌드의 주인공은 알파 세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면 ‘베이비부머’ 세대는 어디에 있는가? 만 65세 이상의 노년 인구에 이미 포함되기 시작했고,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세대이다. 신중년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다고 하지만, 벌써 잊히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소비의 중심에 신중년 세대들도 당당하게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위 책의 첫 키워드는 ‘평균 실종’이다. 그만큼 평균은 무의미하고 양극화, 다극화도 하나의 추세라는 것이다. 알파 세대가 한쪽 축이라면 다른 소비 축에는 신중년 층이 자리하고 있다. 이것이 양극화에 따른 평균 실종이다.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를 보면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않고’ 월남 전쟁터와 독일의 탄광을 누비는 가장이 나온다. 하지만 지금의 신중년은 다르다. 주된 일자리에 있는 동안은 가족을 위해 희생했으니, 이제는 ‘자신을 위해 소비’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알파 세대 못지않은 소비층으로 부각하고 있는 것이다.
경험과 연륜은 사회의 소중한 자산이다. 디지털 원주민들에게 당장 필요하지 않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아날로그 감성이 내재된 신중년의 지혜가 없이 오늘날의 디지털 시대가 갑자기 열린 것은 아니다. 그래서 디지털 감성 시대에도 경험과 연륜에서 비롯된 지혜는 필요한 것이다. 결코 사장되어서는 안 된다.
신중년의 눈앞에 있는 은퇴는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패배주의에 물들어 물러나라는 것은 아니다. 평생 현역으로 ‘일’을 하겠다는 열정과 긍정의 마인드로 준비해야 한다.
은퇴하기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다. 현직에 있는 동안 이직이나 전직을 준비하는 것과 막상 퇴직하고 나서 시도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정부에서 실업수당을 주면서 구직활동을 독려하는 것도 퇴직하고 나서는 어렵기 때문에 도와주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첫 째는 가족 내의 관계가 원만했다는 것이다. 가장의 퇴직을 받아들이고, 짐을 나누어지려는 경우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가족의 굴레를 벗고 자신을 위한 길을 찾아야 하겠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끝까지 함께할 사람은 ‘배우자’다. 그래서 가족, 특히 배우자의 동조가 절대적이다.
두 번째는 자존심을 버리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다. 학력과 나이, 배경에 대한 자존심은 내려놓고 마음을 열어야 희망이 있다. 가만히 앉아서 연락 오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재취업을 포기했다는 것과 같다. 아주 특별한 나만의 영역이 있다면(물론 이런 경우에는 재취업을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예외겠지만, 직접 혹은 간접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해야 한다.
과거의 나를 잊지 못하면 재취업은 어렵다. ‘왕년의 내가 이런 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발사가 된 교장선생님의 사례가 있다. 그분은 정년퇴직 후에 이발 기술을 배우고 늦은 나이에 자격증을 취득하여 즐겁게 일한다고 하신다. 취약계층에 주기적으로 봉사활동도 하시면서 보람을 느끼면서 일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예전의 나는 내려놓아야 한다.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하여 재취업을 원하는, 지금부터는 갑이 아닌 을의 인생임을 상기하고, 연습해야 한다.
세 번째는 적극적으로 배우고 끈기 있게 도전하는 것이다. 가장 떳떳한 재취업 방법은 자격증을 활용하여 구직하는 것이다. 기술직종에는 정년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통계자료에서 보여 주듯이 중장년들이 현장 직을 포함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열심인 것을 알 수 있다.
자격증이 있다면 취업이 용이하다는 것이지 무조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충분조건까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경력을 활용하든, 새롭게 취득한 자격증을 활용하든 끈기 있게 구직활동을 해야 한다.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한 두 번의 시도 후 포기하였더라면, 지금의 나는 더 비참해져 있었을 것이다.
인디언 기우제라는 말이 있다. 날씨가 메말라 비가 내려야만 할 상황이 되면, 인디언들은 춤을 추면서 기우제를 지낸다고 한다. 그러면 반드시 비가 온다고 한다. 기우제는 비가 올 때까지 계속되기 때문이다. 구직에 성공할 때까지 끈기 있게 도전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소득의 많고 적음을 생각하지 말고 ‘일’ 자체를 목표로 삼는 것이다. 일할 곳 자체가 금전으로 환산하지 못하는 축복이다. 아침에 정기적으로 갈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사람에게 큰 활력을 주는 요소인가. 대박의 유혹을 버리고 긴 안목을 가져야 한다.
노후에 겪는 네 가지 괴로움이 있는데 병으로 인한 괴로움, 빈곤으로 인한 괴로움, 외로움으로 인한 괴로움 그리고 일이 없는 괴로움이라고 한다. 그런데 앞의 세 가지는 일이 있다면 생기지 않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나이 들어 몸의 쇠약해지는 것도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일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아 병드는 것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다. 일이 있다면 빈곤함으로 인한 괴로움은 없거나 적을 것이며, 일터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는데 외로움을 느낄 겨를이 있겠는가. 따라서 일이 없는 괴로움이 가장 큰 것이고 선결해야 할 문제이다.
은퇴 후의 불안은 일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에서 비롯된다. 미리 준비하고, 끈기 있게 도전하여 일을 계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