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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문 글지기 Mar 12. 2023

다시 배움의 자리에 앉다

출근 전 교육과정을 참가하면서

예전에는 학생으로서 교육과정을 마치면 취업을 하고, 정년이 지나 은퇴하고 나면 그냥 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100세 시대를 맞아서 이런 패턴이 달라졌다. 주된 일자리 은퇴 후에도 계속 일을 해야 한다. 은퇴 후 일자리가 주된 일자리의 연속이거나 단순직이 아니라면 새로운 일을 위해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 


작년 말 다니던 직장을 퇴직하고 나서, 서울시 산하 재단에 1년 단위의 일자리에 합격하였다. 여기에는 근로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교육과정이 있고, 이 과정에 90% 이상 참가하여야 비로소 계약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


하루 8시간씩, 3주간(15일)의 교육과정이 시작되었다. 온라인 교육과 대면교육으로 편성된 교육과정 중에 온라인 교육 5일은 종료되었고, 대면교육은 이틀이 지났다. 목요일에 첫 수업이 시작되어 7일을 마치고 나니 또 휴일이다. 항상 오는 휴일이지만 감회가 새롭다.


매일 앉아서 강의와 컴퓨터 실습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꽉 짜인 수업시간으로 인하여 쉽지 않다. 특히 온라인 교육은 ZOOM으로 연결되어 이어폰까지 끼고 있어야 했다. 육체의 피로, 특히 눈의 피로가 크다. 어떤 과목은 실습과 병행되어 진도를 쫒아가기 바빴다.


그래도 전문교육기관에 위탁되어 진행되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은 좋았다. 특히 강사들은 모두 10년 이상의 강의경력을 가진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노련한 강의스킬까지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온라인 강의의 흥미 제고와 집중도롤 높이기 위한 노력들을 함께 할 수 있었다. ZOOM 강의를 통하여 여러 가지 기법을 배우기는 하였지만 직접 적용하지는 못했었다. 여기서는 교육 대상이 되어 그 방법들을 노련한 강사를 통하여 직접 경험하면서 배울 수 있었다. 다양한 노력에 강의하신 강사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온라인 교육이지만 90명이 넘는 참여자들과 함께하는 교육이 쉽지 않았을 텐데, 역시 노련한 강사가 어떤 스킬을 가져야 하는지를 잘 보여 주었다. 강의를 진행하면서 작은 화면의 참가자들과 눈 맞춤을 유지하고 채팅창에 있는 내용 하나하나까지 놓치는 것이 없었다.


교육내용은 새로운 것도 있고, 알고 있던 내용도 있었다. 새로운 내용을 공부하면서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의 방향에 대하여 생각하면서 배움의 세계가 넓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알고 있던 내용이라도 체계적으로 배우면서 새롭게 내 것으로 다지는 시간이 되었다. 앞으로 진행될 심화교육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다소 아쉬운 점은 다양한 자리에서 일할, 업무내용에 동질성이 떨어지는 다수의 인원이 한꺼번에 교육을 받는 것이다. 쌍방향 교육을 위해서 강사들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전혀 참여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참여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온라인 교육의 효과에 의문이 들고, 교육생간 서로를 알아가기에는 열악한 조건이었다.


대면교육을 위한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왕복 세 시간정도가 소요되었다. 전문교육기관에서 최적의 장소를 선정과 컴퓨터를 준비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교육의 피로에 혼잡한 대중교통에서의 피로가 가중되었다.


첫날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중에 후행하던 열차에 기능고장이 발생하여 열차 간격유지를 위하여 지체하는 일이 있었다. 다행히 수업시간에 늦지는 않았지만 조바심과 주변의 투덜거림을 듣고 있어야 했다.


둘째 날에는 역에 들어서면서 지하철역 시위에 대한 안내 방송을 들었다. 탑승할 때는 아직 시위가 예고된 시간 전임에도 불구하고 지체가 우려되었다. 작년에 시위로 인하여 출근시간에 늦은 기억이 있다. 대면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일에 종사할 입장으로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양방의 입장차를 해결하는 과정과 결과가 궁금해진다.


그래도 배운다는 것이 새삼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강사들은 다양한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교육계획을 수립하고 열성으로 강의해 주었다. 다양한 교육 자료를  준비하고 활용하여 배우기 쉽게 강의를 진행하였다. 


진도가 늦은 사람들을 위해서 휴식시간까지도 기꺼이 할애하여 개인별 지도까지 해 주었다. 전문가로서의 지식 및 스킬뿐만 아니라 대하는 태도까지도 나무랄 데가 없었다. 일에 대한 태도를 여러 모로 생각하게 해 주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참고자료들까지 아낌없이 나눠주었다. 그 자료들을 모으고 편집하기 위한 노력들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기에 ‘지적 재산권’까지 포기하고 공유해 주는 것에서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닌, 자기 분야의 자부심을 가진 전문가를 느낄 수 있었다.


교육을 받으면서 나 자신이 달라져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가장 훌륭한 투자는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라고 말한 워런 버핏의 말이 생각난다. 목표 달성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과정은 아니지만 새로운 배움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호기심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대견하다.


언젠가 ‘영원한 현역’으로 살 것을 말씀하신 김형석 박사님의 강의가 생각난다. 늘 멋진 말이라고 생각하고 나도 목표로 삼게 되었다. 무슨 일을 할 것인가 보다는 어떤 일이든지 한다는 것과 찾으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정해진 교육과정이 있다면 당연히 참가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스스로 성취목표를 정하고 이루기 위한 공부는 계속할 계획이다. 우선은 직무에 필요한 자격증부터 획득하기 위하여 공부를 시작하였으니 마무리되면 그 다음 계획도 구체화 할 것이다.


남은 교육기간에 대한 내용도 기대가 크다. 도전과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는, 열정을 지닌 영원한 현역으로서의 삶의 자세를 유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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