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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문 글지기 Mar 18. 2023

배울 것이 아직도 많다

시대가 요구하는 지식과 선현들의 지혜를 같이 공부하자.

어제는 같이 공부하는 분들과 점심을 마치고 가볍게 산책을 하였다. 산책 중에 아주 저렴한 카페를 발견하였다. 작은 컵의 가격이 1,000원도 되지 않았다. 테이크 아웃 전문점이기는 하였지만, 여기의 커피 맛을 보자는 것에 의견이 일치되었다.


주문 시스템은 어김없이 키오스크였다. 비슷한 연배의 중장년층으로 구성된 동료들이었지만 각자의 음료 취향은 달랐다. 그런데 여유 있게 화면을 응시하며 6명의 주문을 마칠 수 있었다. 조금 느리기는 했지만 이제는 이 주문 방식에도 익숙해져 가고 있다.


각자 자기 컵을 찾아서 들고 나오면서 모두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이제 우리도 이 신문물을 이용하는 대열에 같이 할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가지면서. 중장년도 같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내 방식만을 고집할 수는 없고, 발전 추세에 따라가야만 한다. 


종이로 된 지하철 승차권과 동전보다 작은 토큰을 구입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세대지만, 지금은 휴대폰에 내장된 삼성 페이를 이용하고 있다. 두 가지를 따로 구입할 필요도 없이 환승도 가능하다. 매번 지갑을 꺼내는 수고 없이 승하차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기도 하다.


MZ세대를 여러 가지로 정의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디지털 노마드’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생활화된 시대에 태어나고 자라서 컴퓨터를 활용하는 것에 매우 익숙하다. 행동과 사고도 그만큼 빠르고, 지구의 물리적 거리는 그대로지만 느끼는 거리를 매우 단축시켰다. 


휴대폰은 MZ세대의 신체의 일부가 된 듯하지만, 출현은 이들 세대보다 늦었다. 휴대폰은 지금도 발전하고 있고, MZ세대들이 그 중심에 있기도 하지만 출발만 본다면 늦게 탄생하였기에 이들은 ‘노마드-유목민’이라고 칭한다고 한다.


여기에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는 대략 초등학생 이하의 세대들을 ‘알파세대’라고 새롭게 명명하였는데, 이들은 ‘디지털 원주민이다. 태어나면서부터 휴대폰이 있었고, 젖먹이 때부터 엄마의 휴대폰으로 뽀로로 동영상을 보면서 큰 세대들이다.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았지만, 디지털기기 사용에서는 가장 앞선다. 원주민들이니까.


세대 간극을 줄이면서 같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 앞선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지식을 전수하였지만, 디지털 시대에서는 역전되었다. 자신들 세대부터 누적된 기술에서 비롯된 디지털 기기들이지만 지금은 노마드와 원주민들로부터 배워야 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기들의 사용을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생활수단 외에도 새롭게 배울 것이 많다. 세상의 변화가 빠르다고 하지만 정말로 자고 나면 새로운 기술들이 생겨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를 말한 것이 최근인데 벌써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여러 분야의 핵심 키워드가 되었다.


검색엔진을 대신할 것이라는 ChatGPT가 탄생하여 이슈가 되더니,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사회 전반의 중심 키워드로 발전하고 있다. 유사한 기능의 AI 챗봇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따라가기가 무척 버겁다. 하지만 우리의 시대가 이대로 저물 수는 없다. 늘 역경을 헤치고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냈던 세대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여기에도 동참하여 같이 가야 한다.


배울 것이 많아지고 있지만 이제는 학교를 떠났다. 배움 하나에만 열중하고 다른 일은 도외시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그래서 생활과 배움은 늘 함께여야 한다. 일상생활과 직장생활이 모두 배움의 장이 되어야 하고 그것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다.


직업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위해 배울 것도 많다. 특히 익숙하던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새로운 일자리로 이직하거나 전직하기 위해서 새롭게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지금 취업 전 역량강화교육을 받으면서 비록 새로운 내용과 많은 양에 놀라고 있지만, 감사의 마음이 앞선다. 


모르고 직무에 임하여 조직과 고객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의 생각도 가지게 된다. 한편으로는 그동안의 생활에서 익숙한 것에 도취되어 자기 계발에 너무 소홀했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새롭게 배우는 내용들은 접해본 분야도 있지만 전혀 낯선 분야도 많다. 새로운 분야의 깊이 있는 내용에 한편으로는 놀라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적 호기심을 일깨워 주는 것에 기쁨을 느끼기도 한다. 


모든 새로운 교육이 그렇듯이 한 번 들은 것으로 모두 깨우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능한 강사의 열성이 깃든 강의에 감사하지만, 모두 더 깊은 공부를 촉구하는 과제가 되어 마음을 짓누르기도 한다. 앞으로의 길에 함께 해야 할 배움의 소재가 그만큼 늘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에, 막연하게나마 은퇴 후에는 옛 선인들의 지혜를 공부해 보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구입해 놓고도 미쳐 깊이 있게 보지 못한 고전들을 공부하고자 했는데, 아직도 그런 때는 오지 않았다. 아니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다. 


때는 기다리면 안 된다. 만들어 가야 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틈틈이 옛 선현들의 지혜를 배우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그것이 바른 길이다.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전문가의 강의를 들어보면서 다행스럽게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보통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10%의 뇌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뇌는 여유 공간이 많고, 동시에 다양한 정보가 유입되어도 정리하여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고 행동으로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배움의 기회가 주어지고, 그 기회를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나이가 들면서 나를 되돌아보고 주위를 살필 수 있는 있는 여유가 생겼으니 감사할 일이다. 그래서 나이 들어가는 것이 마냥 나쁜 일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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