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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문 글지기 Nov 25. 2023

늦게 깨닫는 배움의 즐거움

나는 지금 귀중한 시간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가?

새로운 지식이 나타났다고 하여 모두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니고,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비대면이 일상화되던 시기에 가장 갑작스럽게 유행한 것 중의 하나가 메타버스였다.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뜨거운 키워드 중의 하나는 ‘Chat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이다.


작년 초에 메타버스에 대하여 배울 기회가 없다가 갑자기 활발하게 거론되는 것을 보고 나는 상당히 뒤처졌다고 느꼈었다. 사실이기도 하였지만, 몰라도 또는 늦게 알았어도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코로나 종식과 함께 그 유행은 많은 부분이 수면 아래로 내려갔음을 느낀다. 


하지만 이것을 다행이라고 여기며 지나칠 일은 아니다. 수면 아래에 있을 뿐 없어진 것은 결코 아니다. 인공지능과 결합하여 나아갈 메타버스의 세계에 대해서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그 시대가 아마도 내가 생존해 있는 기간 안에 펼쳐질 것이 분명하다.




지난주에 중장년 교육을 통하여 새로운 지식을 접하게 되었다. ChatGPT를 비롯한 인공지능으로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교육이었다. 번역 같은 분야는 수 일이 걸일 수 있는 작업이 단 몇 분 안에 양질의 결과물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통하여 상상만 하던 이미지를 이제는 구현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을 단축하여 주고, 기존의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뿐만 아니라 상상력을 현실로 보여주는 많은 도구들이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현실세계에 사용되고 있는 것도 많은데 가상세계로 확장된다면 그 끝을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인공지능으로 인하여 없어질 직업과 새로 생길 직업에 대한 논의도 많다. 그러나 그 역시 마차의 마부가 자동차의 운전사로 바뀌었듯이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다. 역시 가장 정확한 말은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사람이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수업 중의 모든 내용을 내 것으로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교육을 통하여 얻은 것이 많다. 비록 새로운 기술의 출현을 따라가기에는 버거운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미래의 주축을 이룰 세대들과 단절은 면할 수 있겠구나 하는 안도감도 그 하나이다. 결혼연령의 상승으로 세대 간 연령차는 더 커지고 있는 마당에 대화는 통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어느 할머니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글의 일부를 소개받았다. “시들어도 꽃은 꽃이고, 나비가 오지 않아도 너는 여전히 예뻐. 그동안 잘 살아왔어. 앞으로도 잘 살 거야.” 가슴 뭉클해지는 독백이다. 자식들이 찾지 않아 세대 간 교류가 없으면 나이 들어 외로움과 싸우는 것만 남을 수도 있다. 원하지 않는 삶이다.


거울에 비치는 자기 모습을 싫어하지 말라고 했다. 나이가 들면 왠지 거울 속에 비치는 자기 모습이 싫어진다고 한다.(나는 아직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싫어하지 않기 위해서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계속적인 배움을 통하여 자기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지면 가능한 일이다.




어느 시인은 말했다. “나이 들어간다고 우울해 말라. 새로운 변화의 시기가 온 거다. 주저하지 말고 탈피하고 나아가라.” 


그렇다. 지금은 인생 2막을 맞는 변화의 시기에 있다. 그런데 탈피하기 좋은 배울 거리가 생겼다. 얼마나 좋은 일인가! 새로운 배움을 통하여 확인하고, 나 자신을 이해하면서 또 성장할 수 있다. 주된 일자리에서 벗어난 지금의 시간도 배움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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