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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문 글지기 Dec 16. 2023

연말연시를 맞는 작은 소회

멀리 문수, 보현봉의 설경을 보면서 연말을 실감한다.

많은 눈은 아니지만 잠깐 동안 제법 탐스런 함박눈이 내렸다. 이틀간 비가 온 후의 눈이다. 겨울 느낌은 주면서 쌓이지 않아서 반갑고 고마운 느낌이다. 눈이 그치니 북한산 줄기의 남쪽 끝자락인 문수봉과 보현봉이 하얗게 변한 모습으로 구름 속에서 나타난다.


햇빛을 받아 하얀 모습이 두드러진다. 비록 오래가지는 않았지만 북한산의 눈을 먼발치로 보고 나니 비로소 겨울이 되고, 연말연시가 다가왔음을 느낀다. 벌써 이른 송년모임을 몇 군데 다녀왔지만 무덤덤했었는데, 눈을 보고 갑자기 더 체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웃을 일이 적어지는 나이인가, 아예 감정 표현이 잘 안 되는 시기에 이른 것인가. TV화면을 보면서도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저 지나치기는 것이 대부분인데, 눈 내리는 창밖을 보면서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두루두루 웃을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연말이 되면서 지난 10월에 읽은 <트렌드 코리아 2024>를 비롯하여 내년을 미리 보는 책과 강의가 많다. 그중에 유독 많은 것이 ‘일기를 쓰라’는 것이다. 그저 일상을 기록하는 글부터 다양한 명칭이 붙은 다이어리를 내놓고 실천하면 삶이 달라질 것이라고 하면서 독려하는 강의를 몇 편 보았다.


인공지능이 도와준 덕분에 한 가지 주제를 보고 나면, 유사한 종류의 강의를 추천해 준다. 연속하여 보면 좋은 점도 많다. 서로 발행 시기는 다르지만 유사한 주제로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여러 편을 보고 나니,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강조하고, 실천하고 있다는데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해진다.


어떤 분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그때그때의 마음 가는 대로 메모를 할 것을 권했다. 하루의 일과를 한 페이지로 적는 수준을 지나서 하루에 6페이지 정도를 적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분은 가급적 만년필을 이용하여 종이에 적는다고 한다. 이렇게 한 달을 실천하고 나면, 내년이 달라질 것이라고 하였다.


또 한 분은 30여 년 강의와 집필활동을 하면서 가장 남는 것은 일기 쓰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냥 일기가 아니고, 생각하고 기획하고 실행하고, 다시 피드백하는 글쓰기다. 그렇게 한 결과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한다. 성공 노하우를 방출한 셈이다.


어느 출판사의 다이어리도 비슷하게 3단계로 쓸 것을 권하였다. 단순히 권하는 정도가 아니라 성공담을 공유하는 동영상 자료를 게재하여 누구나 실천하면 달라진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 다이어리를 만든 대표의 강의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빽빽하게 쓴 것을 볼 수 있었다. 성공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었다.


공통적인 사항은 단순히 일기를 쓰는 것으로는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멸의 지혜>에서 강조하는 ‘Secret’는 희망을 적어두고 매일 상기하는 것으로 성공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보통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실행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끈기 있게 실천해야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수차례 반복하여 설명하고 있다.


작년부터 일기 쓰기를 실천하고 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책상에 앉으면 먼저 일기부터 쓴다. 양이 불어나는 것을 보면 뿌듯하고, 가끔씩 앞선 날들을 펼쳐보면서 혼자 미소 짓기도 한다. 처음의 기록한 내용과 지금의 내용과 형식은 많이 다르고, 지금도 발전 중이다. 


내년에는 앞선 강의들에서 강조한 방법으로 일기 쓰기를 좀 더 발전시켜 보아야겠다. 연간 계획은 세우되, 월간 단위로 세분화하여 계획해 보고 성과 평가도 스스로 하면서 돌아보는 시간을 늘려야겠다. 반성의 결과는 다음 달의 계획에 또 반영한다.


이제 큰 성공을 바라면서 거창한 계획을 세울 것은 아니지만, 계획 없이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 생각이 풍요로워지고 나눌 수 있는 좋은 글로 옮겨지기를 희망한다. 끈기를 가지고 실천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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