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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얼웨이즈 정은미 Nov 17. 2021

촬영을 했습니다.

처음으로 외부 작가님을 모시고 촬영을 했다.

남자분이셨고, 아침 8시에 약속을 잡았다.

새벽부터 분주하게 준비해본다.

조금 긴장해서인지 잠도 설쳤다.

새벽 5시부터 알람을 껐다 켰다를 반복하다가

샤워를 하기 위해 일어났다.


스튜디오에 한 시간 일찍 도착했다.

머리를 고데기로 조금 더 볼륨감 있게 만지고

화장도 했다.


기록을 남기기 위해 사진도 한 장 찍어본다.




그런데, 연락이 오셨다


“죄송합니다. 12분 정도 늦을 듯합니다”

서울 장안동 쪽에서 화성으로 오는 길이 막히나 보다.

내비게이션에 찍히는 시간을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나는 한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문자를 받았을 때 머리를 손질하고 있었고

커피를 먹으며 오늘 어떤 순서로 어떻게 진행할지 머릿속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나에게 커피타임이 주어졌고 옷을 다시 찬찬히 살폈다.

소심하게 (도매로 많은 양 혹은 많은 종류가 아닌) 옷을 가지고 왔기에 코디할 옷이 없다.

그래도 어떻게 입을지 며칠 전부터 생각도 하고

사진도 찍어보았다.

종류가 많았으면 더 이쁘게 나올 텐데

아쉽다. 그렇다고 여기서 양을 늘릴 수는 없다.






작가님이 오셨다.

조용하셨다.

분위기는 차분하게 진행된다.


하라는 대로 시키는 대로 하였다.

모델이라는 직업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냥 이쁘고 몸매 좋아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몇 벌만 갈아입어도 진이 빠진다.(힘듦보다 코디가 아쉬워서)

나는 몸매가 좋지도 키가 크지도 않다.

그런 거야 진작에 괜찮은데

내 사진이 제품 사진이 된다고 생각하며 막상 찍으려고 하니 

괜한 걸 하고 있나부터 해서 이번만 찍고 그만할까? 

( 정말 시작한 지 두어 달인데 계속해서 이런 생각이 든다)


도대체 나는 왜?

바로바로 성과가 나오는 일이 어디 있냐고..



이건 그런데 조금 복잡한 문제다.

평소에는 거의 운동복 차림에 화장도 안 하고 다닌다.

다시 생각해본다.


다양한 스타일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정말 편하게 입을 옷 위주로 하면

내가 조금 덜 부담될까?

일주일에 한벌 정도의 목표로 집중해볼까?


아예 하지 말까?


나를 믿고 구매해주는 분들이

이 글을 읽으면

그리 좋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


잘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서

후에 이런 고뇌에 빠지는 걸 매일 경험했다. 고

웃으며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그러면서 약간 여유로운 느낌으로 

이런 과정은 누구에게도 필요하다.라고 말할 수..

아니다. 이건 좀 별로인 태도다. 하하하



하루하루 자발적인 것이 아닌 

내 영혼의 목덜미를 내가 스스로 잡아당기며 

스토어 업로드까지 진행했다.


스토어 업로드시키는 일은 또 재밌네.

키보드의 경쾌한 음과 

이미 만들어 논 글 패턴 속에서 

사진을 편집하고 올리고 하는 일이 집중도 잘되고 

스토어에 업로드가 되어 결과물이 바로 나오다 보니

뇌에서 도파민도 함께 나오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오늘을 정리해보니 

-계절이 지나버린 옷을 처리하는 문제에서 어려움을 느낀다.

(주저 포인트. 샘플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고안해야겠다)

-촬영 자체는 어려움이 없으나 

-내가 계속 모델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옷의 종류를 광범위하게 갈 것인지 종류와 이미지를 조금 더 줄여볼 것인지

-내가 지속적으로 계속할 수 있는 일인지 

-사이트 업로드는 재밌다는 것(이건 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부담이 덜 해졌다. 이걸 보면 

일이라는 것은 쌓이면 재미없던 것도 재미있게 생각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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