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아기가 태어났다.
두번의 유산 끝에 2018년에 11월에 태어난 소중한 로이.
약 6개월간 난임 병원에서 호르몬제를 맞으며 10달 동안 마음 졸이던 시간들. 우리 로이는 무사히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빠가 홀로 키워주셨기에
엄마로의 역할을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
아이가 다치지 않는 것.
아이가 잘 먹는 것.
이런 기본을 지키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던 것 같다.
남편은 이직을 하기 전까지 항상 야근이 잦았다.
녹초가 되어 돌아오는 남편에게는 집이라는 공간은 편하고 쉴 수 있는 곳이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아이 키우기와 살림은 내가 하는 것.
이 마음이 자리잡았다. 왜 그렇게 해야 하냐고?
누군가는 되물을 수 있다.
내가 아이를 보고 살림을 도맡아 하는 것으로
나의 포지션을 확보하는 것.
일을 안 하니, 다른 것으로 나의 역할을 챙겨보려 했던 마음도 작용했다.
참..이 같은 이해할 수 없는 생각들이 있었다는 것이 실
로 놀랍다.
그러면서 정작, 내 마음이 고장 나고 있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집이라는 창살없는 감옥에 갖혀 아이를 보며 간절히 생각했다.
그냥… 그냥… 혼자 걷고 싶다…
그런데 그것 마저도 아기 엄마에게는 사치이다.
나의 가장 유일한 외출은 아기띠를 매고, 일주일에 한번
문화센터를 가는 것이다.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엄마들을 보면
아이를 보고 하나같이 웃고 있고 아이만 바라보고 있다.
다들 힘들지 않을까?..
그래..생각해보니 내가 누구보다 지금 웃고 있다.
이러니 나는 내가 괜찮은 줄 알았다.
웃음이 많은 것이, 어쩌면 내가 나를 눈치채지 못하게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단조로운 일상이라 생각이란 걸 굳이 안 해도 하루가 살아졌고, 내가 우울하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묘한 감정조차도 억누르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평범하게만 생각했던 일상의 제약이 일하고 싶은 마음을 더욱 간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나는 24시간 아이를 케어해야 하는 갓난쟁이 아들 엄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