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일하고 싶은 건 줄 알았다.
아이 키우며 100만 원만,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30만 원만 벌어도 좋겠다.
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내 일과 내 직업.
내 안에서 불쑥불쑥 물어오는 질문들.
‘너는 누구니?’
‘삶은 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일하고 싶었다.
미친 듯이 일만 하며 단순해지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바쁘면 바쁠수록 이런 질문들이 내 머릿속에 더욱 맴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에 대해서.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
나는 7년 동안, 가족을 만들었고, 끈끈한 정과 경험을 쌓았다.
사람을 보는 안목을 길렀고, 새로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의 능력치를 업그레이드시켰다.
결혼과 육아라는 걸 몸소 느끼며, 나름의 철학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른 걸 할 수 있는 에너지도 저장했다.
“이제 증명하지 않아도 돼 은미야.
일하지 않는 너와 일하는 너는 모두 같은 은미야.
눈에 보이지 않은 것들.. 바로 성과가 나지 않은 일들..
그걸 이제는 인정해 줘”
경력단절. 이 단어는 바꿔 말하면
새로운 경력의 시작이며 기존의 경력의 단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친 듯이 일하고 싶냐고?
나의 대답은
“NO”
가족들을 잘 챙기고, 주변을 잘 돌보고
나의 마음을 돌볼 만큼의 여유는 가지고 살고 싶다.
바쁘게 지나가는 일상 속에, 무형의 가치에 대한 단절이 오지 않기 위해
나는 또다시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