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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얼웨이즈 정은미 Oct 23. 2021

미치도록 일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



미치도록 일하고 싶은 건 줄 알았다. 

아이 키우며 100만 원만,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30만 원만 벌어도 좋겠다. 

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내 일과 내 직업. 

내 안에서 불쑥불쑥 물어오는 질문들.


‘너는 누구니?’

‘삶은 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일하고 싶었다.

미친 듯이 일만 하며 단순해지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바쁘면 바쁠수록 이런 질문들이 내 머릿속에 더욱 맴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에 대해서.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


나는 7년 동안, 가족을 만들었고, 끈끈한 정과 경험을 쌓았다. 

사람을 보는 안목을 길렀고, 새로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의 능력치를 업그레이드시켰다. 

결혼과 육아라는 걸 몸소 느끼며, 나름의 철학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른 걸 할 수 있는 에너지도 저장했다.


“이제 증명하지 않아도 돼 은미야.

일하지 않는 너와 일하는 너는 모두 같은 은미야. 

눈에 보이지 않은 것들.. 바로 성과가 나지 않은 일들..

그걸 이제는 인정해 줘”


경력단절. 이 단어는 바꿔 말하면

새로운 경력의 시작이며 기존의 경력의 단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친 듯이 일하고 싶냐고?

나의 대답은

“NO”


가족들을 잘 챙기고, 주변을 잘 돌보고 

나의 마음을 돌볼 만큼의 여유는 가지고 살고 싶다. 

바쁘게 지나가는 일상 속에, 무형의 가치에 대한 단절이 오지 않기 위해 

나는 또다시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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