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를 좋아하게 되었다.
드.
디.
어.
떡볶이를 좋아하고 싶었다.
떡볶이는 국민음식인데
나는 왜 크게 감흥이 없지?
떡볶이 하나로 재잘거릴 수 있는
세계에 들어가 보고 싶었나 보다.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예요?
라고 물어봤을 때
떡볶이요
말하는 순간
조용하고 내성적이고 과묵하든 간에
귀여워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금 더 빨리 친해질 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언제든 먹을 수 있는 다가가기 쉬운 음식이
그 사람과 동일시되어 하나의 벽이 사라진 느낌이다.
아이 같은 순수한 감성이 있을 듯하다.
떡볶이에 대한 책이 나오기 시작하며
나는 더욱 조바심이 났다.
-아무튼, 떡볶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이 책들을 나는 왜 사는 걸까?
내가 엄청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처럼
책을 덮고는 또 한 번의 시도를 했다.
떡볶이를 먹는 것으로.
언제부터인지도 모르는 세월이 흘렀다.
그렇게 떡볶이를 먹고 또 먹었다.
어..?
입맛에 스며들기 시작했나 보다.
나는 오늘 처음으로
혼
자
서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
맛있다.
떡이 양념과 잘 어우러지고, 쫄깃함을 자랑한다.
너무 맵지 않아서 국물을 수시로 찾지 않아도 되었다.
여유를 부리며 한입씩 넣다 보니
어느새 순삭.
떡볶이만으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니.
괜찮네. 요 녀석.
취향을 한 스푼 얻었다.
그리고,
그 세계의 사람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