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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얼웨이즈 정은미 Oct 26. 2021

취향을 노력해보았다.



떡볶이를 좋아하게 되었다.


드.

디.

어.



떡볶이를 좋아하고 싶었다.

떡볶이는 국민음식인데

나는 왜 크게 감흥이 없지?

떡볶이 하나로 재잘거릴 수 있는

세계에 들어가 보고 싶었나 보다.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예요?

라고 물어봤을 때


떡볶이요

말하는 순간

조용하고 내성적이고 과묵하든 간에

귀여워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금 더 빨리 친해질 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언제든 먹을 수 있는 다가가기 쉬운 음식이 

그 사람과 동일시되어 하나의 벽이 사라진 느낌이다.

아이 같은 순수한 감성이 있을 듯하다.




떡볶이에 대한 책이 나오기 시작하며

나는 더욱 조바심이 났다.




-아무튼, 떡볶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이 책들을 나는 왜 사는 걸까?

내가 엄청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처럼

책을 덮고는 또 한 번의 시도를 했다.

떡볶이를 먹는 것으로.



언제부터인지도 모르는 세월이 흘렀다.

그렇게 떡볶이를 먹고 또 먹었다.



어..?

입맛에 스며들기 시작했나 보다.

나는 오늘 처음으로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



맛있다.

떡이 양념과 잘 어우러지고, 쫄깃함을 자랑한다.

너무 맵지 않아서 국물을 수시로 찾지 않아도 되었다.

여유를 부리며 한입씩 넣다 보니

어느새 순삭.


떡볶이만으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니.

괜찮네. 요 녀석.



취향을 한 스푼 얻었다.

그리고,

그 세계의 사람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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