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르르르르르"
핸드폰 진동을 확인한다.
익숙한 이름 세 글자가 떠 있다.
그녀다!
기분이 벌써 한 단계 좋아진다.
이름부터 마음에 든다.
오**
이름부터 마음에 든다고 말하는 건
그냥 좋다는 이야기이다.
원래 사랑하면 모든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전화를 받지 않았는데
설레는 건 멀까?
나는 설레어했지만 그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했다.
"지금 갑자기 엄마가 온 데서 이케아 같이 못 갈 거 같아. 어쩌지?
언니 혼자 갈 수 있겠어?"
"혼자 안 갈 거야. 너랑 다음 주에 가지 머.
네가 재잘재잘 의견 주는 걸 듣고 싶었거든."
새로 오픈할, 스튜디오의 영감을 얻고자 함께 가기로 했던 약속.
그녀와 나는 비슷하다고 생각한 점 하나를 말하자면
약속을 했으면 지키려고 한다.
내가 상황이 안되더라도 그 약속을 지켜보려고 노력한다.
그게 어떨 때는 융통성이 없을 때도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상대방이 실망하거나 신뢰감이 깨지는 게 싫다.
그런 류의 인간이라고 생각했기에 우리 둘이는 조금 더 친해진 거 같다.
나는 오늘 해야 하는 일을 떠올리며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빠르게 사고를 전환시켰다.
그리고 웬만해서는 그녀가 약속을 깰 일이 없다는 걸 알기에
엄마가 오랜만에 오시니, 돌 지난 아기도 좀 맡기고 좋은 시간을 보내길 바랬다.
이케아를 가자고 한 것이 내가 먼저 필요에 의해 제안을 한 것이라
흔쾌히 같이 가준다는 그녀가 무척이나 고마웠고
같이 못 가게 된 상황에 미안해하는 그녀의 태도가 또 고마웠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약 10분 정도 흘렀나?
양치질을 하고 있었다.
|"드르르르르르르"
다시 그녀다.
"언니! 엄마 오는 시간이 변경되어서 2시간 정도 비는데,
언니 우리 점심이나 같이 먹을까?"
"그럼, 어차피 머 살건 아니니까 빠르게 구경도 하고 이케아에서 밥 먹을까?"
"언니! 그럼 내가 치킨 2개 사줄게!"
"그럼 나는 스파게티 사줄게"
티
카
티
카
우리의 사랑은 또 시작되었다.
2월부터 시작된 온라인 사업과 최근 스튜디오 오픈을 준비하며
때로는 힘이 빠질 때도 있었고, 길을 헤맬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이상하게 만큼 그녀의 전화가 온다.
"부담 갖지 말고 들어~언니 어쩌고 저쩌고 하니 나랑 밥이나 먹을래~?^^"
"언니! 안되면 안 된다고 그냥 편히 말해줘. 어쩌고 저쩌고 하니 잠깐 커피타임 가질까?"
하이톤의 밝은 목소리를 들으면
말이 끝나기 전에 말하고 싶다.
"Yes!"
나에게 봄바람을 넣어주는 사람.
릴랙스 하는 시간 동안 또 다른 생각의 시작을 하게 해주는 사람.
오늘은 내가 먼저 커피 한잔 하자고 할까?
주말 동안 또 어떤 일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시간을 보내며
그녀의 마음을 채웠을까?
궁금해지는 새벽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