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취향을 노력해보았다-라는 글을 썼다.
요약하자면, 떡볶이를 몇 년 간 먹기를 시도하여
드디어, 떡볶이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한 분이 그 글을 보고 댓글을 남겼다.
"은미님의 노력하지 않은 취향도 알고 싶어요 :)"
그래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노력하지 않은 취향에 대해.
나의 취향은 어떤 걸까?
지금 잠깐 키보드에 손을 뗀 채, 생각해보고 있다.
떡볶이라는 소재를 먼저 정해놓고
글을 쓰다 보니, 취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반대로 취향을 생각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
그냥 좋아하는 것?을 생각해보니
그 범위가 다양하다.
취향이라는 단어부터 다시 알아봐야겠다.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취향저격이다!
라고 말했던 순간을 더듬어 보니
주로 먹는 것과 입는 것을 고를 때..
무엇인가를 소비하며 선택의 어려움이 없이 바로 마음이 갈 때
그런 말이 나오는 듯하다.
너무나 재미나게도
우리 아들 로이가 떠오른다.
나는 로이를 보고 있다가 이런 말을 잘 중얼거린다.
"와 진짜 내 스타일이야. 진짜 동글동글하다 :)"
내가 낳은 아들의 외적 모습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이건 그냥 엄마라서 그런 건지 내 취향인 건지 생각도 해본다.
후자 쪽인 것 같다.
애칭은 '동동이'
얼굴 볼살이 통통하고 앞뒤짱구의 모습을 하고 있어
생각을 하고 만든 애칭이 아니라 입에서 먼저 그 단어가 나왔다.
"우리 아기 동동아~"하고 부를 때는
내가 너무 귀여워 미쳐!라는 표현의 한 방식이다.
나는 대부분 동글한 이미지를 좋아한다.
소품 중에서는 스마일이 들어가면 무조건 마음이 가는 편이며
가방도 각진 가방보다는 동그란 구석이 있는 것들
신발도 앞이 뾰족한 것보다 앞코가 동그란 쪽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동글함에 대해.
삶의 방식도 동그란 것을 선호한다.
할 말은 하고 산다의 느낌보다는 참는다는 쪽으로
완벽함 보다 인간미 쪽으로
이성보다는 감성으로
그래서 그런지, 내가 노력해야 하는 취향을 가진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높게 평가할 때도 있다.
내가 가지지 못한 부분이 그들에게는 편한 방식이라고 할 때,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마음이 맞다. 생각이 통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부류이다.
동글함.
노력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
그렇게 결론을 내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