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아야지 어쩌겠어요?
친구 a는 직장에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타지살이를 시작했다.
2인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그와의
요즈음의 통화 주제는 외로움이다.
우리는 외로움을 어쩔 수 없는 자아의 산물이자 평생의 동반자로 여기고 있다.
육체로 자아를 감싸고 세상과 분리되는 순간 외로움도 함께 눈을 뜬 거라고.
세상 사람들 모두 각자 다르다지만, 얘만은 모두의 공통분모가 될 수 있을걸.
-룸메랑 사는 게 더 외로워. 마음속까지 타인인 타인이랑 같이 있으니까 더.
-그냥 집 구해서 나가. 네가 좋아하는 것들로 공간을 꾸며.
-맞지. 음식도 나가서 먹어야 하고, 진짜 불편해. 한 달 안으로 집 구할 것 같아. 사실 이렇게 될 것 같았어.
-잘 됐다. 네 공간이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해. 니가 그러니까 나도 외롭다. 전염됐다는 말은 아냐.
원래 있었던 걸 새삼 인식하게 됐다는 거야.
-넌 가족이랑 살잖아. 그래도 외롭니
-혼자 있을 때보다 낫지. 그래도 말이야, 외로움은 디폴트인 것 같아.
-맞아. 우린 결국 얘를 다뤄야 해...
얘길 나누며 마음 속에 방을 하나 더 짓는 법을 연구한다.
평생 외로움과 한집에서 살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원룸은 안 되거든.
널 위한 방은 따로 준비해 줄게. 그 방에서 편히 지내렴!
오다가다 가끔만 얼굴을 마주치자구.
친구야
우리는 다른 삶을 살지만, 같은 생각을 하며 산다면
그게 그렇게 다른 삶이겠니.
그냥 돈 버는 방법이 다를 뿐이지.
그리고 그건 진짜 아무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