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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유니 Mar 24. 2021

오래전 친구였던 이에게 (2)

영원히 친할 줄 알았던 학창 시절의 친구에게


안녕 친구야. 오랜만에 편지를 쓰는구나.

실은 그동안 말이야,

너에게 연락이 오고, 내가 답하는 상상을 종종 하곤 했었다.

.‘왜 나에게 연락해? 연락하지 마’

인간은 이렇게 마음 속으로 한없이 유치해질 수도 있는 모양이야.


계절이 바뀔 때는 새 생각을 심기 위해 밭을 갈듯 마음을 간다.

그러다 보면 묻혀 있던 오래된 생각들이 갈퀴 끝에 딸려 나오기도 하는 거지.

학창 시절의 약속들이니 지나간 노랫가락이니 하는 것들,

그리고 때묻지 않았던 시덥잖은 장난들이 말이야!


친구야 잘 지내니?

나는 잘 지내지만, 사는 게 바쁘다 보니 그 시절의 나를 조금 잊어버렸단다.

지나간 나를 그리워하면서 그렇게 살아.

너도 열심히 살다 잊은 너를 그리워하며 지낼까.

모두 끝난 뒤 네게 쓴 편지가 이걸로 두 장,너를 아꼈던 만큼 네가 아직 밉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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