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킨 인연의 끝에서

감성 조각

by 비새


어떤 인연은

실타래처럼 질기게 이어진다


잡아당기면 풀릴 줄 알았는데
당길수록 더 깊게 매듭이 생기고


놓아버리면

또다시 손끝으로 되돌아온다


처음엔 그 매듭에 조급했고
언제쯤 풀릴 수 있을까 안달했지만


모든 끈에는 스스로

끊어질 때가 있다는 걸 알기에
이제는 더 이상 애써 당기지 않는다


질긴 실이 내 손끝을 묶어두려

해도 이젠 흔들리지 않는다


그건 나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디까지 자유로운지를

보여주는 증거니까


사랑이라 하기엔 가볍고
잊었다 하기엔 오래 이어지는 인연


그러나

그 모든 매듭보다 더 단단한 건
내가 지켜낸 나 자신이라는 걸


끝내 풀리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여전히 앞으로 걸어갈 것이며


엉킨 실타래는

그저 한때 내 삶을 스쳐간
하나의 흔적으로 남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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