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했니, 그럼 봐

공허를 견디는 시간 <4>

by 비새



이별이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지만,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된다.
정작 그 사람보다도 사라진 감정의 온기가 더 그립다는 것을.
울음이 그치고 나서야 찾아오는 건 고요함이 아니라,
아무 감정도 닿지 않는 낯선 평온이다.


사람은 그 시기를 흔히 ‘괜찮아진 시간’이라 착각한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미세한 파동이 남아 있다.
누군가의 이름을 떠올리지 않아도,
그가 있던 자리의 공기가 남아 있는 것처럼.
그 고요함은 위로와는 거리가 멀다.
그건 아직도 자신이 감정의 끝자락에 서 있다는 증거다.


심리학에서는 이 단계를 ‘정서적 탈진기’라고 부른다.
감정을 다 소모한 뒤,
마음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감각을 일시적으로 닫아버리는 시기.
사람은 그 공허함을 이상하게 버티지 못한다.
비어 있는 자리에 무언가를 넣고 싶어서
일에 몰두하거나,
사람들 속에 섞이거나,
아무 이유 없는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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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감정이지만, 때로는 심리로 이해해야 할 순간이 있습니다. 이별 뒤에 남은 마음의 흔적과, 그 속에 숨어 있는 심리를 글로 엮습니다. 감성과 통찰이 머무는 곳 <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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