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을 가슴 뛰게 살려고 노력했으나
잘 지켰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했다.
가장 고무적인 건
'그때로 돌아갔으면' 하는 순간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즐거운 추억을 회상하며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하고,
지금도 한다.
그러나 내가 잘못해서, 너무 후회스러워서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그러면 그러지 않았을 텐데'
라고 생각한 순간은 없다.
글쓰기를 핑계로 많은 영화와
책을 읽었던 한 해였다.
영화관에서도 많이 봤고 OTT를 통해서도
많이 봤는데 특히 일본 영화를 많이 봤다.
그중에서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느 가족'이
세 작품이 짙은 여운을 남겼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너무나 일본스러운 제목,
그리고 우스꽝스럽게 제작된 포스터만 보고
뻔한 코미디 영화인줄 알았다.
하지만 나의 크나큰 착각이었고
영화가 다 끝나고 나서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마츠코라는 여성의 인생은
이타적이었고 아름다웠다.
전혀 혐오스럽지 않았던 그녀의 인생에서
'손해 보는 삶'이 주는 의미를 느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와 '어느 가족'은
일본 영화계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이다.
이 두 작품을 통해서 진정한 가족이란
어떤 걸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유전자가 같아야만, 그래서 같은 성씨를 써야
가족인 것인지 아니면 같이
한 이불 덮고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는 사이가
진정한 가족인지 생각해 보게끔 만든다.
말로는 '요즘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한다'라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으나
이게 나의 이야기가 됐을 때도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아울러 모든 가정이 일반적이지는 않으며
모든 가정에는 자신들만의 아픔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저 영화들을 보고 나서 나는 더욱더
남을 평가하는 일에 조심해야겠다고 또 다짐했다.
올해 읽은 책들 중에서는
이노우에 신파치의 책 '꾸준함의 기술'이 나를 성장시켰다.
저자는 꾸준함으로 이미 일본에서
유명세를 탄 사람으로
꾸준히 무언가를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건
무궁무진하며 꾸준함이 탑재된다면
하지 못 할 일은 없다고 말한다.
단순히 꾸준함의 장점, 자기 자랑만 쓴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 꾸준함을 지킬 수 있는지의
방법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좋은 습관들은
아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실천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의식하면서 살 생각이다.
재밌게 읽은 소설을 고르라면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떠오른다.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는
강력한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조건,
인간과 자연의 공존등을 생각하게끔 만든다.
누가 봐도 안 좋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희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노인의 모습에서
그간 나는 얼마나 변명과 불평만 하면서
살아왔는지 반성도 했다.
아울러 이 책에 등장하는 수려한 문구, 표현들이
학구열을 더 불태우게 했다.
'햇살이 내리쬐는 해변'을 작가 헤밍웨이는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그걸 보고 좋은 글이란 결국
사람의 상상력을 얼마나 키워주고
생각을 풍부하게 해 주느냐 여부에 달렸다는 걸 깨달았다.
올해는 강연도 많이 찾아들었다.
유튜브는 물론이고 직접 찾아가서 듣기도 했는데
그중 기억에 남는 건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최태성 선생님의 역사강의를 들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의 첫 이민지인 하와이,
그리고 그곳에 정착한 1세대 한국인들의 삶을
조명한 강의였다.
그 강의를 듣는 내내 마음한구석이 뜨거웠다.
듣도 보도 못한 나라에 가서,
지금껏 살아온 기후와 전혀 다른 나라에서
그들은 먹고살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자기만 잘 먹고 잘살려고 한 것이 아니라
고국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도 열심히 일했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애썼다.
많지도 않은 급여에서 일부분씩 모아
학교를 만들어 후손들만큼은 교육받고
자랄 수 있게 도왔고 독립운동가들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독립운동자금을 낸다는 건 말 그대로
목숨 내놓고 하는 일임에도 그들은 망설이지 않았다.
소위말해 배운 사람, 엘리트 계층도 아님에도
그들은 옳은 일을 행했다.
역사에 남는 위인들이 아닌 그런
민초들의 노고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올해를 결산하는 글들을 쓰다 보니
난 참 운이 좋은, 복 받은 사람이란 걸 다시금 느꼈다.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나쁜 일 보다 좋은 일이 훨씬 많았고
양질의 글과 예술도 많이 감상했다.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일들이다.
올해의 마지막 주말을 맞이하여
나 자신에게 와인 한잔과 맛있는 음식을 선물할 것이다.
여러분들의 오늘도 꽤나 만족스러우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