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by 레지널드

라이벌: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


국어사전에 나오는 라이벌의 뜻이다.

강 하나를 두고 통행권과

물 사용권을 가지고 겨뤘던 사이

라는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라이벌은 어느 분야에도 있고

인류역사가 쓰인 이래로 늘 있어왔다.


당장에 떠오르는 라이벌만 해도 수두룩이다.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나훈아와 남진

SM과 JYP 등등.


라이벌들 간의 대결은 보는 이로 하여금 흥분을 자아낸다.

시쳇말로 도파민이 터진다.

물론 당사자들은 무척이나 힘들 것이다.

한일전에 출전한 축구나 야구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패배 시 닥쳐올 후폭풍이 두려워 무진 애를 쓴다고 한다.

잘 풀리면 당분간 영웅대접받지만

결정적인 실수라도 하면

인터넷에 각종 짤방으로 평생 박제된다.


자신들의 자존심도 걸려있지만

응원해 주는 팬들을 생각하면

더 기를 쓰고 노력했을 것이다.

나훈아, 남진도 그러했을 것이고

HOT와 젝스키스도 그랬을 것이다.

대리전이라도 뛴다는 마음인지

팬덤들 간의 격돌도 무척이나 살벌할 정도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경기장 관중난입은

심심치 않은 뉴스거리였으며

방송국 앞에서 머리채를 붙잡고

물건 던지며 싸우던 누나들의 모습을

카메라 출동에서 본 기억도 있다.

출처: 픽사 베이

라이벌 관계가 상호 발전적으로 작용한다면

당사자들의 발전은 물론 그들이 속한

단체, 회사, 더 멀리는 관련 업계가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예컨대 90년대 후반까지 이어져온

대표적인 재계라이벌 삼성가와 현대가의

경쟁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그들은 자원하나 없는 나라에서

기술력과 근면함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고 이들의 경쟁 덕분에

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었다.


하지만 라이벌끼리의 경쟁이

좋은 점만 있는 건 결코 아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당사자들의 압박감은 기본,

그 압박감이 사람과 단체를 좀먹을 수도 있다.

그러다 어느 한쪽이 무너지는 순간

반대쪽은 승리했다는 생각에 자만에 빠지게 된다.


연예인이나 스포츠분야라면

더 이상의 발전이 힘들 수도 있고

만약 기업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독과점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회적인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건 자본주의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당사자간의 합의가 끝났음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만 봐도 알 수 있다.


새는 하나의 날개로만 날수 없다는 말처럼

라이벌 관계가 서로 상생하면서,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렇다고 한 분야의 정상을 놓고

다투는 기업끼리 라이벌 관계를 포기하면

더 큰 해악이 발생한다.

그건 바로 담합.

실적경쟁에서 자유로워지고자

라이벌, 경쟁상대와 담합을 벌이는,

소위 말해 땅 짚고 헤엄치는 식의

사례들을 우린 여러 번 봤다.

그것도 우리가 다 알만한 회사들이

저런 행위를 하여 큰 배신감을 안겨줬다.


라이벌 의식이 너무 심하다 보면

상대를 아예 보내버리기 위한

제살 깎기 경쟁도 마다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건 대기업까지 갈 필요도 없다.

한 식당에서 판촉을 위해 소주값을 2500원으로 줄이니

다른 가게에서 2000원으로 줄이고

이 과정들을 통해 결국 전 동네가

1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소주를 판매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기심에 눈먼 사람들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무섭기도 했다.

출처: 픽사 베이

개인적으로 난 평생 라이벌이 없었으면 좋겠다.

엄마 친구 아들, 옆집 애,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가상의 인물들 때문에

우리 모두 힘들게 컸다.

나는 누군가와 경쟁하고 싶지 않다.

그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것이다.


저 사람이 저걸 잘하면 그걸 인정해 주고

나 또한 노력하거나 아니면

내가 잘하는 분야를 더 발전시키면 그만이다.

아니, 아예 남을 의식하지 않으면 된다.

나는 그저 안락함에 타협하려고 하는

나 자신과 끊임없이 싸울 것이다.


얼마 전 야구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걸 봤는데 그게 참 재밌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라이벌 팀은 어디인가 라는

질문에 어느 정도 의견이 통했다.

(A팀 팬들은 B팀을, B팀 팬들은 A팀을)

그런데 유독 한 팀만 라이벌로 선정되지 않았다.


상대는 라이벌이라고 생각도 안 하는데

혼자 스트레스받으며 끙끙대고 사는 건 낭비다.

라이벌 관계를 만든다면 부디 발전적으로,

그러기 전에 나를 이기는 연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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