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같은 한 줄의 힘

광고 카피, 그 엄청난 효과에 대하여

by 레지널드

흔히 광고를 15초의 예술이라고 표현한다.

제품의 특징과 장점을 빠르게 담아야 하며

동시에 소비자로 하여금

강한 구매욕이 솟구치게 만들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예술의 정수 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무래도 카피다.


소비자 뇌리에 강하게 박히는

문구 하나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소비자는 그 회사,

그 제품을 오래도록,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유명 카피라이터들이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없던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안 좋은 이미지는 좋게 해 주고,

좋은 이미지는 평생 잊히지 않게 만들어주는

카피라이터들, 존경스럽다.


우리는 고가의 물건을 살수록 더 신중해진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고가인 물건은 대부분이 오래 쓰는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가전제품이 그러한 물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80년대, 한 가전회사의 광고문구로 잘 알려진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소비자의 심리를 제대로 '터치' 했다고 볼 수 있다.


비싼 돈 준고 구매했는데

얼마 안 가 망가지면 어쩌나 걱정하는

우리의 마음을 잘 읽어냈고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 10년은 걱정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아 불안함을 달래준다.

회사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사나이를 울리는 신라면'

제품의 특성을 아주 잘 담은 하나의 사례라 볼 수 있다.

다들 아시다시피 신라면의 신은

한자 매울 신(辛)에서 따온 것인데

그 매운맛으로 남자를 울린다는 뜻이 담겨있다.

남자는 울지 않는 게 미덕인

우리 사회의 통념에 정면으로 들이받는

이 문구 또한 걸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보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또 다른 문구를 예로 들자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

빼놓을 수 없다.

추운 겨울, 시아버지를 걱정하는

효부 콘셉트를 제대로 살렸다.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차원이 아닌

정(情), 효(孝)를 부각하면서

겨울의 필수품인 보일러 광고를 하고 있다.

톱스타가 출연한 광고가 아님에도 대성공이었으며

'보일러 설치 안 해주면 불효자'라는

농담도 할머니, 할아버지사이에서 퍼졌다.


이 분야의 전설은 단연 침대광고라 할 수 있겠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침대하나를 만들기 위해

인체공학적인 설계와 더불어 수많은 과학기술을

집약했다는 자부심에서 나온 저 광고는

가히 혁명급이라 할 수 있겠다.

짐작건대 그 광고로 인해서 광고 카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급증했을 것이며

동시에 기업들도 그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떤 제품을 만드는 데에 있어

기술력을 중요시 여기는 풍토도 자리잡지 않았을까 한다.


자사 제품을 홍보하면서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준 광고 문구도 있다.


나이키의 'Just Do it'이 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운동복, 운동화를 만드는 회사에서

말하는 Just Do it(그냥 해)은 운동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만든 거 착용하고) 그냥 해,라는 뜻일 테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단지 운동만을 말하는 건 아닐 것이다.

아마 저 문구를 처음 고안한 사람은

두려움과 걱정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직언과 함께 격려의 뜻도 넣지 않았을까?

Just Do it은 참 좋은 말이다.

해야 할 일을 미루고 귀찮아질 때 나는 저 말을 혼자 되뇐다.

footwear-7073287.png 출처: 픽사 베이

광고 카피 중에서는 회사의 성격과는 무관한 것들도 있다.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는 대사를 앞세워

초대박, 말 그대로 공전의 히트를 친 광고가 있었는데

재밌는 건 이 회사가 카드사라는 점이다.

상식적으로 카드사의 이익은

사람들이 카드를 많이 발급받고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카드를 남발하면 안 된다.

부자가 돼서 자기들 카드 써달라는 걸까?

내 생각엔 이건 그냥 불경기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당시는 IMF가 끝난 지 얼마 안 된,

아직은 그 여파가 남아있던 시기였고

경제사정이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여러분, 기운 내시고 우리 모두 열심히 해서 꼭 부자 됩시다'

자신들의 이익도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사람들에게 격려를 해주려는 의도가 느껴졌고

역설적으로 카드의 혜택을 설명하며

광고했던 것보다 더 유효하게 먹혀들었다.


짧은 15초 사이에 사람들의 마음을

소비욕구로 채워야 하는 광고,

그것보다 더 간략하게 회사의 비전과 제품을

설명해야 하는 카피는

고도의 표현력이 동반되어야 하는 하나의 예술이다.


좋은 글은 읽는 사람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에게 아직도 회자되는 광고 문구들처럼 말이다.

labels-5818894_1920.jpg 출처: 픽사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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