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도, 마음도 챙기는 또 다른 방법
나는 청소하는 걸 좋아한다.
어지럽혀져 있고 지저분했던 공간이
나로 인해 말끔히 치워져 있는 걸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다.
청소는 나름 자부심이 있어서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거절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내가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청소는 주로 아무도 없이 나 혼자 있을 때 하는 편이다.
나는 집안청소를 크게 두 파트로 구분한다.
거실/방/주방을 한데 묶은 '실내 청소'
그리고 '욕실 청소'.
집안에 모든 창문을 열고 무선 이어폰을 꽂는다.
음악은 내가 좋아하는 엘튼존이나 빌리조엘의 음악으로 한다.
이불, 베개, 카펫 등을 탁탁 털고 마른 수건으로
소파, 가구, 가전 등을 닦아낸다.
그러고 나서 이제 청소기를 작동시킨다.
'D사, L사의 무선 청소기가 성능이 뛰어나다'
뭐 그런 이야기들이 있지만
나는 아직까지 유선 청소기의 성능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무선도 써봤으나 편리함만 있을 뿐, 흡입력은
유선이 최고다.(개인적 의견입니다)
바닥을 다 훑고, 이제 침대와 소파를
훑을 차례이기에 청소기의 헤드를 갈아 끼운다.
매트리스의 결, 가죽의 결을 따라 진행을 하다 보면 내가 몰랐던
먼지와 부스러기들이 잔뜩 나온다.
나름 관리한다고 했는데도 이렇게 지저분했다니..
또 반성을 해본다.
이제 물걸레질 차례다.
참고로 나는 물걸레 청소기는 사용하지 않는다.
내가 직접 걸레를 빨고,
스틱에 꽂아 내 힘으로 꾹꾹 눌러 걸레질을 한다.
기계보다 내가 깨끗하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가 정말 힘들다.
봄이나 가을이면 상관없는데 창문을 열어놓은 상태라,
여름이면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겨울이면 정말 춥다.
그래도 내 힘으로 인해
바닥에 있는 얼룩이 사라지고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바닥을 보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
드디어 걸레질이 끝났다.
그런 다음 난 또 한 번 청소기를 작동시킨다.
물걸레질을 하면 처음 청소기를 돌렸을 때
미처 뽑아내지 못한
먼지들이 붙어 나오기 때문이다.
바닥은 이걸로 끝을 내고 다시 천에다가 물을 적신다.
그런 다음 가구와 가전, 소파를 닦아낸다.
이 대목에서는 큰 유혹에 휩싸인다.
'굳이 이렇게 까지는 안 해도 되지 않나? 아까 먼지는 털어냈으니까'
몸이 힘들어서 그런지 유혹의 소리가 크게 들린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 거
제대로 끝을 보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닦기 시작한다.
드디어 실내 청소가 끝이 났다.
이제 욕실이 남았다.
욕실 청소는 힘들지 않다. 어차피 실내청소하느라
땀을 잔뜩 흘려서 샤워를 해야 하기 때문에
겸사겸사 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리고 꼭 청소해야 하는 장소이기도 하고.
실내 청소도 그렇지만 욕실 청소는 정말 세심하게,
자주 해줘야 한다. 실내와는 다르게 자칫 잘못하면
곰팡이가 생기고, 이는 건강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 습하고 꿉꿉한 기운이 싫다.
난 욕실 청소를 할 땐 꼭 치약을 쓴다.
군대를 다녀온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치약으로 타일 사이사이와 샤워부스, 세면대, 변기 등을
닦으면 정말 깨끗해진다. 락스나 세제 저리 가라다.
치약을 선호하는 이유는 효과도 효과지만
청소를 끝내고 나서 욕실에서 나는 냄새가 상쾌하기 때문이다.
치약을 안 써보셨다면 꼭 써보시길 권해드린다.
청소 전 후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건
바로 거울이다. 아무리 깨끗하게 썼다고 하더라도
수증기로 인해 발생한 미세한 얼룩들이 있기 마련인데
그 얼룩들을 말끔히 제거하고 거울을 바라보면
사람이 달라져 보인다.
그렇게 화장실 청소와 샤워를 마치고
커피 한잔과 함께 소파에 앉는다.
그리고 집안을 쓱 둘러본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치고 올라오는
엄청난 뿌듯함.. 청소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다 아실 것이다.
내 마음도 깨끗하고 상쾌해졌다.
그 말로 표현하기 힘든 쾌감을 느끼기 위해 이렇게 힘들었나 보다.
내 집에 대한 애정 또한 더 깊어져간다.
지금 주위를 한번 둘러보시고 어수선하다 느껴지신다면
바로 정리 정돈을 해보시길.
여러분들의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