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한번 꼭 가고 싶은 도시들

한 번도 안 가봤지만 늘 마음속엔 담겨있는 곳들

by 레지널드

고등학교 때 선생님 중 한 분이 유독 여행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그때는 그냥 그분이 사진 찍는 걸 좋아하셔서

그런 말씀을 하신 줄 알았다.


그리고 나는 어렸을 적 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았어서

여행에 대한 매력을 딱히 몰랐고 필요성도 그다지 느끼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 여행이라고 해봤자

대학교 때 사람들이랑 1박 2일로 속초나 가평 같은 곳에 가는 게 전부였다.


그렇게 지내다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부산에 처음 가봤다.

TV에서나 보던 풍경들을 실제로 보니 참 좋았고 항구도시의 매력에 푹 빠졌다.

내가 살던 서울에서 가장 멀리 나갔던 게 그때였다.


그 후 처음으로 비행기 타고 외국도 나가고 하다 보니

'아 이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여행, 여행하는구나' 싶었다.

늦게 배울수록 더 몰입하는 게 사람의 본능인 건가.

나는 그래서 계속 다음 여행지를 물색했다.

그러나 이게 웬걸,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내 열정은 본의 아니게 막혀버렸다.


몰랐으면 몰랐지 여행의 장점을 알게 된 이상

어디 다니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답답했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흘렀다.


다행히도 여행을 하고 싶은 나의 불타는 마음은 꺼지지 않았다.


몇 군데 다녀왔지만 아직까지 나는 못 가본 곳 투성이다.

더군다나 나는 국내조차 제대로 돌아보지 않은 여행 쌩초보다.

그래서 꼭 가고 싶은 도시 몇 군데 가 있다.


그중 단연 첫 번째는 바로 경북 경주.

'뭐야? 고작 거기야? 수학여행 가봤으면 됐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

하지만 난 다르다.

중학교 때는 "너희 어차피 고등학교 가면 다 경주로 가"라는 말을 들었고

고등학교 때는 "중학교 때 다 경주 다녀왔잖아"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남들 다 가는 경주 한번 가보지 못한 사람이다.

그래서 경주에 꼭 가보고 싶다.

신라시대의 여러 유적들을 바라보며

감성에 젖어보고 싶기도 하고

황리단길에서 커피도 한잔 마시고 싶다.

무엇보다, 내 주변 부/울/경 사람들이 모두

입을 모아 추천한 경주월드!

놀이기구 타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부산 출신의 한 직원이 경주월드가

롯데월드나 에버랜드보다 훨씬 재밌다고 극찬을 했다.

아직 안 가봐서 그 말이 허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여러 매체들에서 나온 경주월드의 놀이기구는 나를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경주를 가고픈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놀이공원이라 할 수 있겠다.


경주 근처에 위치한 포항, 이곳도 나의 국내 여행 버킷 리스트다.

포항 호미곶의 명물 상생의 손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고 싶다.

포항제철소에도 견학을 가보고 싶다.

용광로에서 쇳물이 나와 그게 철강으로 바뀌는

그 과정을 직접 본다면 마음이 벅차오를 것 같다.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에 먹어도 맛있는 물회도 포항에 가고 싶은 이유 중 하나다.


그다음 도시는 전남 목포.

다른 이유는 없다. 그냥 오로지 홍어 때문이다.

한입 넣으면 일반 생선회와는 조금 다른 식감, 그리고 입과 코에 퍼지는 진한..

그 말로 표현하기 힘든 향!

이 맛은 아무리 글을 잘 쓰는 사람이 표현을 해도

안 좋아하는 사람들, 안 먹어본 사람들의 입맛을 돋게 할 수 없다.

안 좋아하는 사람들은 절대 공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홍어의 본고장에서 정말 제대로 된 홍어삼합과 애탕을 먹어보고 싶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유달산에 올라 목포의 전경을 바라보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강원도 춘천.

이 지역도 앞서 말한 다른 지역 못지않게 장점과 볼거리,

먹을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왔다.

아주 어렸을 때, 나는 춘천 닭갈비가 한 단어인 줄 알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춘천 닭갈비는 사실 그렇게 크게 기대하진 않는다.

내가 그곳에 가고 싶어 하는 이유는 바로 소양강과 소양강댐이다.

내 주변 사람들이 촬영한 소양강 사진은 전부 다 멋있었다.

특히 조명을 받은 야간의 소양강 처녀상은

그 어떤 여신, 여자상 보다 아름답다.

소양강 댐은 건축가를 존경하는 나로선 최고의 관광지다.

대체 이 엄청난 양의 물을 담을 수 있는 시설을 어떻게 지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유람선을 타고 소양호를 누비고 싶다.


두 달 정도 남은 올해, 이곳들 중

한 군데라도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늦어도 내년 안에는 다 가볼 생각이다.

여행을 통해 영감을 얻는다는 말은 결코

허세가 아님을 너무 늦게 깨달은 나,

아쉬움과 후회 가득이지만 5년 뒤에도 후회하고 싶진 않다.

부지런히 다녀야지. 나의 모든 상상이 환상이 아닌 실제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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