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 살 때까지 놀이기구를 탈 수 있을까

노인이 되어서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싶다

by 레지널드

놀이공원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놀이기구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겠지만 놀이공원은 다들 좋아하지 않을까?


내 기준으로 떠올린 생각이지만 어느 정도 진심은 묻어있다.

놀이기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예를 들면 무서운 걸 싫어하거나 혹은

건강상의 이유로 타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놀이공원은 조금 다르다.

놀이기구를 타지 않더라도 보고 즐길게 참 많기 때문에

다들 좋아하리라 믿는다.


아기자기한 장식들부터 시작해서

계절별로 달라지는 큰 틀의 인테리어와 장식 등,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게 참 많다.

밤이 되면 화려함을 더해주는 조명과 레이저쇼,

그리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퍼레이드까지..


같은 아이스크림이어도 놀이공원에서 먹으면 더 달콤하고

추로스도 더 고소하게 느껴진다.

난 놀이기구 타는 걸 매우 좋아한다.

당연히 놀이공원의 분위기도 사랑한다.


제일 많이 간 곳이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L월드.

이곳에 있는 모든 놀이기구를 다 좋아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건 바로 '신밧드의 모험'이다.

아주 어렸을 때는 겁이 많아서 탈 줄 아는 게 별로 없었는데

이건 그나마 누나 손 꼭 잡고 탔었다.

한 번의 위기만 잘 넘기면 화려한 장식들이 어린이들의 마음을 빼앗아버린다.

각종 괴생명체와 도적들이 그때는 참 무서워 보였다.

'신밧드의 모험'은 어린 나에게 적당한 스릴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 최고의 놀이기구였다.

그곳에는 유독 나만 좋아하는 놀이기구이자,

사람들이 별로 안 타서 없어질까 봐 걱정인 놀이기구가 하나 있다.

초콜릿 공장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드림'이라는 어트랙션이다.

이건 정말 동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놀이기구다.

가만히 앉아있다 보면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되면서

어렸을 적의 향수가 강하게 느껴진다.

노느라, 혹은 대기시간에 지쳐 조금 쉬고 싶으시다면

이 놀이기구를 추천드린다.

약 10분간의 탑승 시간 동안

휴식은 물론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고

사진 찍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놀이공원의 야간 퍼레이드와 레이저쇼 또한 감성을 자극시킨다.

처음 볼 때는 유치했으나 오히려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런 게 더 좋아진다.

몇 년 전에는 레이저쇼가 끝나갈 때 즈음 폭죽과 함께 등장한 마스코트를 보고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게 참 많은데 왜 나는 이렇게 아등바등 사는 거지?

어렸을 땐 뭘 해도 신나게, 적극적으로 했는데..'라는

생각에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다.


경기도 과천에 있는 서울대공원 놀이기구도 추억이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였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친구들과 아침부터 그곳에 가서 놀았다.

지금은 사라진 '날으는 양탄자'라는 놀이기구가 있었는데

우린 이걸 타고나서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이유인즉슨 다섯 명이 일렬로 앉아있었는데 작동 중에 안전바가 풀려버린 것이다.

반원을 그리며 위아래로 움직이던 놀이기구였는데

나와 내 친구들은 옆에 있던 모르는 형들 두 명과 함께 팔꿈치로 있는 힘껏 누르며 탔다.

지금이야 이렇게 편하게 글을 쓰지만 그때는 '아 여기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용인에 있는 놀이공원은 말할 필요 없이 독수리요새가 최고였다.

레일이 밑에 있는 게 아니라 위에 달려있는

놀이기구는 처음이라 그냥 보기만 해도 재밌을 것 같았다.

속도는 여타 롤러코스터와 다르지 않았지만 좌우로 조금씩 흔들리는 그 느낌이 짜릿했다.

한때 그 놀이공원의 상징이나 다름없었던

이 놀이기구를 왜 철거했는지는 아직도 나에겐 의문이다.


외국에 가서도 놀이공원 몇 군데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중 가장 최고는 도쿄의 디즈니랜드였다.

들어가는 순간부터

'아 이때까지 갔던 놀이공원은 놀이터였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했던 그곳은

폐장시간 때까지 내 넋을 빼놓았다.

특히, '미녀와 야수'라는 어트랙션을 탔을 땐

기술력에 감탄했고 마지막엔 감동받아서 또.. 울었다.

미슐랭 가이드의 표현을 빌리자면 난

'미녀와 야수를 타기 위해 도쿄를 방문할 가치가 충분하다'라는 말을 하고 싶다.

디즈니랜드의 백미, 아시겠지만 퍼레이드와 불꽃놀이다.

우리가 아는 캐릭터는 모조리 다 나온다. 괜히 디즈니겠나.

세상에 존재하는 동화 캐릭터는 다 만날 수 있는

퍼레이드를 보면서 이게 진짜 테마파크 구나 싶었다.


여기서 문득 다른 생각하나 가 스쳐 지나갔다.

놀이공원을 가보면 가족단위로 놀러 나온 사람들이 참 많다 보니

할아버지와 할머니들도 많이 계신다.

그런데 그분들이 놀이기구 타는 건 보지 못했다.

건강 때문에 못 타시는 건지 아니면

그냥 놀이기구를 싫어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건강 때문이라면,

나는 과연 몇 살 때까지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높은 곳에서 수직 낙하할 때 느껴지는 등뒤에서 부는 바람,

바이킹이 절정에 다다라 잠시 멈췄을 때, 나한테만 전달되는 그 심장의 두근거림..

병상에 누워있지 않는 이상 오랫동안 느끼고 싶은 감정들이다.

그걸 위해서라도 건강하게 잘 살아야겠다.

무엇보다

'다 타보니까 뻔하더라'라는 마음 말고

'그렇게 많이 탔건만 탈 때마다 신나고 흥분되네'라는

마음을 유지하는 게 제일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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