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만 쓰던 내가, 더 많은 글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
나에게 일기란 의무이자 취미다.
나의 소중한 일상과 추억들을 기록해,
언제라도 펼쳐보고 음미해야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사람이라면 응당 발자취를 남겨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시작한 이 일기.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취미가 되었다.
순간순간의 감정을 기록하고 시간이 지난 뒤
그날의 일기를 다시 보면 행복감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다.
기억은 뚜렷해지고 행복감은 유지되는데 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런 내가 일기가 아닌 다른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 건
'나도 글 쓰면 잘 쓸 수 있겠는데?'라는 자신감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 자랑 좀 하자면 사람들이 나에 대한 칭찬 중
빠지지 않고 하는 게 바로
"대화하기 참 편하다. 말도 잘하고"다.
'내가 하는 말을 그대로 글로 옮기면 그럼 글도 좋은 글이 나온다는 뜻 아니겠나?'
라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그즈음 신문에서 새로 나온 책을 소개해주는 기사를 읽었다.
작가는 나처럼 '비전공자'였고 글쓰기를 배운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 작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 소회를 틈틈이 글로 적어나갔고
그걸 책으로 출간했다고 밝혔는데,
나와 비슷한 조건을 갖고 있는 사람이 해냈다면
나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항상 블로그나 글쓰기를 고민만 했었다.
고민만 하다가
"아니 전문가들도 많은 분야고 배워본 적도 없는데 내가 무슨 글이야"
라는 생각으로 포기했었다. 하지만 그 작가의 인터뷰를 보고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래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게 블로그였다.
블로그에 내가 재밌게 본 영화를 소개하고 감상평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 와서 첫 블로그 글을 보면 허접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런데 요즘 쓰는 블로그 글은 나름 정보도 많이 포함되어 있고 분량도 제법 늘었다.
쓰다 보니 점점 생각의 폭도 넓어졌다.
영화 관련 글만 쓰던 블로그에
내가 즐겨 듣는 음악들을 소개하는 카테고리도 추가했다.
이 또한 일기와 마찬가지로 '뭐라도 써보자'라는 의무감에 시작했다가
이제는 매일마다 쓰지 않으면 허전한 취미가 됐다.
소위 말하는 '인플루언서', '파워블로거'들의 조회수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내 글을 읽어주는 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그런 분들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기 위해 나름 노력도 한다.
글을 쓰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내 생각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저 사람이랑 나랑 분명히 같은 걸 목격했는데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재밌는 건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자 그 사람은 나에게
"와 너는 어떻게 그런 발상을 하냐?"라고 했다.
그렇다. 같은 사건, 사물, 장소를 두고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며 그 다른 생각에 대해 재밌어하고
공감하기도 하고 신기해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내 생각을 널리 전파하고 싶다.
영화를 예로 들어보면 누군가는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하고
누군가는 시대 배경, 사회상을 해부한다.
나는 주로 캐릭터의 삶, 정체성을 주목해서 본다.
이렇게 사람마다 다양한 접근, 사고를 한다.
나는 글을 통해 내 생각을 알리고 싶고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더 많은 생각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 또 다른 이유는 '나'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었다는 걸 남기고 싶어서였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말했다.
'죽음과 동시에 잊히지 않고 싶으면 읽을 가치가 있는 글을 쓰거나, 글로 쓸 가치가 있는 일을 하라'
라고. 먼 훗날 이 세상을 떠날 때 사람들에게
"그래도 신나게 글 쓰다 간다", "내가 그리울 땐 내가 쓴 글 읽어"라고 말해주고 싶다.
굳이 그런 말을 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내가 쓴 글을 보고 나를 추억할 테고.
더 큰 꿈을 꾸자면, 정말 이렇게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가 글로 써줄 만한 일'을 할 수도 있을 거고.
글을 쓰면 가장 좋은 이유는 내 속이 후련해진다.
복잡했던 머릿속은 정리가 되고
분노와 서운함의 게이지는 조금은 낮아지고 행복은 더 샘솟는다.
그래서 나에게 글쓰기는 나를 구원하는 길이라 할 수 있겠다.
앞으로 더 나아질 내 삶과 글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