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루에 얼마를 글쓰기에 쓰는가
내가 글을 쓰는 채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곳 브런치 스토리와 다른 하나는 블로그.
둘의 성격은 전혀 다르다.
브런치스토리는 내 감정을 전달하는 걸 우선으로 하고
블로그는 정보를 담는데 주력한다.
물론 블로그 글도 영화, 팝송 리뷰가 대부분이라
내 감정이 많이 섞이긴 한다.
다른 장르의 글쓰기지만 작업에 임하기 전 나의 루틴은 일정하다.
글을 쓰는 시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냥 약간의 여유시간만 주어지면 쓴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간은 이른 아침 시간대다.
어렸을 때부터 밤 10시면 잤던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11시를 넘겨본 적이 별로 없다.
약속이 있는 날이 아니면 가급적 10시엔 침대에 눕는다.
대신 일찍 일어난다. 이르면 4시 30분, 평균적으로 5시.
일어나서 물 한잔 마시고 집안을 조용히 걷는다.
거실을 왔다 갔다 걸으면서 구상을 한다.
어떤 말로 시작을 할 것이며 중간중간에 어떤 걸 쓸 것인지,
그 경험을 했을 때 내 감정은 어땠으며
마지막은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지 등등.
그렇게 5분에서 10분 정도 구상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켠다.
막히지 않고 술술 쓰이는 날은 1시간이면 끝을 낸다.
하지만 생각만큼 잘 쓰이지 않으면 그때부턴 고민이 많아진다.
쓸 거리가 너무 없어도 문제지만 반대로,
생각나는 게 너무 많아서 문제일 때도 있다.
6시 15분, 이젠 샤워를 한다. 글을 완성한 날은 가벼운 마음으로 샤워를 한다.
완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무거운 마음으로 샤워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날은 계속 생각하면서 샤워를 한다.
'그건 빼자' 혹은 '잡다한 거 쓰지 말고 감정을 최대한 자세하게 써볼까?' 등등.
이후엔 글쓰기를 하지 않는다.
출근 준비도 해야 하고 아침 식사도 해야 하니까.
그다음 내가 몰입하는 시간은 점심시간이다.
내가 일하는 곳의 점심시간은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1시간이 주어진다.
나는 이 한 시간을 정말 알차게 쓴다. 오로지 글을 위해서 쓴다.
글이 잘 쓰여 아침에 마무리 한 날은 책이나 사설을 읽는다.
책의 장점이야 말할 필요가 없고
사설 또한 내 글쓰기 능력을 향상해 주는 최고의 무기다.
정갈하게 쓰인 글, 노도처럼 토해내는 비판과 날카로운 시각을 통해
사회와 세상을 보는 관점을 기를 수 있고 이는 내가 글을 쓸 때 큰 도움이 된다.
아침 시간에 글을 마무리하지 못한 날은 당연히 글을 쓴다.
점심시간 글쓰기는 아침시간 글쓰기와 다르다.
무조건 마무리 짓는다.
아침에 글쓰기에 임하는 자세가
'써보자, 안되면 점심시간에 쓰면 되고' 였다면
점심시간엔
'더 이상 짜내는 건 무리이며 억지다. 딱 2시까지만 쓰고 마무리하자' 다.
억지로 글을 뽑아내면 쓰는 나도 곤욕이고 읽는 사람도
'이 사람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내 글을 가장 먼저 읽는 나 자신이 안다.
퇴근 후,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나서는 글감을 모은다.
내일 쓸 글은 어떤 주제로 올릴 것인지 생각해 보고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찾는다.
예전에 썼던 일기를 보거나 영화, 책을 감상한다던지
신문사별 1면만 빠르게 훑어본다.
그런 과정을 치르다 보면 어느 순간,
시쳇말로 '삘이 확 꽂히는' 단어나 사건, 장소가 떠오른다.
아직 글을 쓰지도 않았지만 내일 쓸 글감이 떠올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기분 좋게 침실로 들어간다.
이른 아침시간, 점심시간, 저녁식사 후.
크게 나누면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 글쓰기 시간,
그러나 이보다 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기록.
나는 걸어서 출퇴근을 한다.
왕복 50분 거리를 걸으며 떠오르는 감정들을
바로 휴대폰 메모장에 적는다.
그리고 일하면서도, 사람들과 대화하면서도
'글감'이 떠오르면 바로 적는다.
자리에 진득이 앉아서 글감을 떠올리고
집안을 돌아다니며 구상하는 것도 좋지만
어쩔 땐 이렇게 문득, 순식간에 스치는 생각들이
나에게 더 큰 울림을 줄 때가 있다.
글을 쓰는 게 수확이라면 생각의 기록은 파종(播種)이다.
씨앗 뿌리는 걸 소홀히 하면 좋은 수확은 포기해야 한다.
글쓰기를 시작 한 이후부터는 사물이나 풍경을 볼 때 유심히 보게 됐다.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나에게 좋은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결국 글을 쓰는 노력은 꾸준히 이어져야 하고 게을리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