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오티 이후 첫 번째 제대로 된 수업을 하게 됐다.
학급에 처음 들어갔을 때 학생들이 처음 나에게 한 말은
"선생님 오늘 자습이에요?"
그렇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험기간이다.
하지만, 시간강사로서 책임감과 첫 수업을 자습으로 지나갈 수 없다는 신념으로 수업을 했다.
첫 수업은 건강생활습관에 대해서 했다.
양치질 치실질 방법에 관한 구강보건
스트레스 관리
운동의 중요성
식상하고 당연한 내용이라 첫 수업으로 제격이라 생각했다.
더욱이 다음 주 시험기간인 아이들에게 어려운 내용의 지식전달보다는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수업이 좋다.
첫인상이 좋아서 학생들 집중도가 높을 줄 알았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간과했다.
학생들은 시험기간으로 지쳐있어 잠이 부족한지 잠을 자거나
다른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어떤 학생은 에어팟을 끼고 엎드려 있었다.
빼라고 일어나라고 몇 번을 옆에 가서 직접 지도했는데도
잠에 취해 소용이 없던 학생도 있었다.
그 학생이 해당 학급의 보건부장을 하겠다고 나섰던 아이라서 실망감이 컸다.
특성화고에 근무할 때도 하루종일 자고 있는 무기력한 아이들을 끌고 갈지 같이 갈지
고민을 했었는데, 여기서도 고민이다.
P/F 교양수업이라 서로 부담 없이 진행할 건데, 그런 식으로
에어팟 끼고 엎드려있는 건 교사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닌가 싶다.
라떼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내가 학창 시절을 생각해 보면 줄이어폰이긴 했지만
가끔 선생님 몰래 옷 뒤로 줄 이어폰을 넣어 음악을 듣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 아이들은 선생님 수업을 듣지 않겠다는 마음은 같지만
최소한 선생님께 대놓고 보이게 이어폰을 끼지는 않았다.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은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잘못됐다는 인식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뭐라고 하면 꼰대가 되는 걸까
서로 기본적인 선은 지켜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런 아이들 덕분에 수업에 대한 의욕이 꺾였다.
그리고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학생들 자습을 시킬 수 있지
끝나고는 시킬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수업에 대한 부담도 덜 겸 다음날은 자습을 주었다.
학생들도 좋고 나도 좋았다.
그런데 그 전날 학습지 상으로 QR참여를 안 한 학생들 검토해서
참여하게 하느라 자습시키면서도 나는 바빴다.
수업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다음 주는 시험감독주간이다.
시감표를 미리 올려주지 않는다고 해서 당일에 알게 되는데,
이 학교에서의 감독은 처음이라 긴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