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판단하는 세상

(1) 나이

by Bwriter

우리는 세상을 이해할 때 숫자를 바탕으로 이해하곤 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만연하고 당연시되는 것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나이, 연봉, 키부터 시작해서 순위로 사람을 판단하기도 한다.

SNS의 좋아요 수에 연연하는 것도

숫자로 세상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우리나라의 정서를 잘 반영한다.


요즘 이 숫자에 지쳤다.

정확히는 숫자가 주는 자극에 지쳤다.

나 또한 무의식적으로 스스로에 대한 가치를 숫자로 판단하고 있었다.





2025년 나이가 한 살 먹고 30대에 가까워 짐으로써

어딘지 모를 압박감과 조급함이 생겼다.

변한 건 사람들이 정한 "숫자 밖에"없는데 말이다.

어제, 한 달 전의 나와 오늘의 나는 크게 다를 것이 없는데 말이다.


물론 시간이 부쩍 흘러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를 비교할 때는 변화가 있을지 모르지만,

나이만으로 한 살씩 나이 먹는다고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오히려 경험의 축적으로 더 풍요로운 삶은 가치 있는 삶을 살아 나갈 수 있는데 말이다.


2년 전쯤 고등학교 동창과 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그 친구는 일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대 중후반의 나이로

아예 다른 분야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늦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30대에는 자리를 잡아야 할 것 같고,

그러기에 20대 중후반은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큰 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30대 40대 50대 심지어 60, 70대에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새로운 다른 직업으로 전향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들을 보며 "늦었다. 뭐 하는 짓인가?'라는 생각이 들까?

오히려 "멋지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 친구를 향해 "전혀 늦지 않았어! 멋지다~!"라고 하면서

동시에 그때 당시 임용을 2번이나 떨어진 나에게는

나이가 이렇게 됐는데 이룬 게 없는 것 같다며 말했었다.

타인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정작 자신의 삶의 적용하기에는

우리도 모르게 각박한 잣대를 대는 것 같다.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것만 봐도 100%중 20-30%는 업데이트를 완료하기까지 한참 남은 기간이다.

인생을 100%로 봤을 때 지금 내 나이도 그렇다.

아직 한참 남은 기간인데, 걱정과 불안을 갖고 살기보다는 충분히 즐기기 좋은 나이다.


그럼에도 걱정과 불안이 있는 것은 모두 자기 삶이 처음이고,

각자의 삶에 정답이 없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잘 살아내고 싶은 마음도 크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이 살아온 날들 중에서는 가장 나이가 많은 시기이며

동시에 앞으로 살아갈 날들 중 가장 젊은 시기이지 않는가


20대에 안정적인 직장을 얻고, 30대에는 결혼을 하고...

이런 이상적인 사회적 인식으로 맞춰가며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갖기보다는

온전한 삶 속에서 즐기고 싶다.


재밌는 것을 찾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나에 대해 끝없이 알아가고

풍요로워지는 삶을 살고 싶다.

그 삶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숫자에 연연하지 않으며

그저 그 순간에 행복을 즐기며 살아가고 싶다.




친구들아 이제 나이 얘기 금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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