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가 처음 온 것은 3학년 전학 온 당일이었다.
전학생이라서 정보가 전혀 없었던 그 아이는 보건실에 방문하여 숨이 안 쉬어진다고 했다.
전체적인 사정을 진행하였을 때 특이점이 없어서 침상안정을 취하며 지켜보기로 했다.
SPO2결과도 정상이었다.
그날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거의 매일 방문했다.
병원에 방문해 봤냐고 물어도 봤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것을 보고 학부모 상담을 하기로 했다.
학부모님께 전화를 드렸을 때, 해당 상황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 것 같았다.
아이는 한 학기 전 크게 아파서 오랫동안 입원을 했다고 한다.
그 이후 학교에 적응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쾌활했던 모습도 사라졌다고 했다.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면 신체화 증상으로 숨쉬기 어렵고 아프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랜 입원으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고 한다.
나는 학부모님과의 전화를 통해 학생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다음날 다시 같은 증상으로 그 학생이 찾아왔다.
나는 학생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들어보기로 했다.
아이는 경동맥 부위를 만지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 습관을 고쳐주기 위해 누나가 "너 자꾸 거기 만지면 죽을 수도 있어."라고 한 말 때문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그 행동을 멈출 수 없어서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나는 학생에게 경동맥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초등학교 3학년 수준에서 이해하기 쉬울 정도로.
"목에 있는 혈관이 중요한 부분인 건 맞아, 하지만 병원에서 의료인들이 바늘로 찔러야 혈관이 터지거나 위험한 상황이 발생해. 우리가 아무리 손으로 만진다고 해도 혈관이 터지거나 다치는 일은 없을 거야."
학생은 호기심이 가득한 초롱초롱한 눈으로 내 이야기를 듣고 궁금한 부분을 한두 가지 더 물어보더니
이내 궁금증이 풀린 듯 한결 가벼운 표정으로 보건실을 나섰다.
다음날 학부모님과 통화를 다시 하게 되었다.
요즘도 보건실에 지속적으로 온다는 말을 전했다.
학부모님께서는 어제 아이가 집에 가서
'보건선생님이 의사 선생님처럼 설명을 잘해줘서 두려움이 없어졌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내가 한 행동이 의미가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보건실 방문은 두세 달 정도 지속되다가 뜸해졌고
학년이 올라간 지금은 한두 달에 한번 정도 오고 있다.
학교생활에 적응함에 따라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걱정했던 습관들도 없어진 듯했다.
이 경험을 통해 말과 행동에 항상 진심을 담아 행동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때때로 매일 찾아오는 아이들을 보면 지칠 때가 있고 진심을 담아 대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그래도 "나를" 찾아온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그 이유에 귀 기울여주고, 진심을 다해 보기로 한다.
얘들아 그래도 아프지 말고 건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