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라는 직업의 무게

by Bwriter



이번학기에는 동료장학과 임상장학이 있었다.

두 가지 모두 교사들이 서로의 수업을 공개하는 것으로,

보통 3년 이내 신규교사들이 수업공개를 하고 경력이 있는 선배교사에게 피드백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나는 보건교사라서 영양교사와 함께 비교과로 묶였다.

수업공개 시기가 비슷해서 6학년 선생님들과 사후협의회를 같이 하게 되었다.

수업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뒤에,


수석선생님께서 마무리로 서로에게 고마운 점을 말하고 마치자고 하셨다.

우리는 서로에게 감사한 부분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한 선생님께서 나에게 꼭 감사인사를 해야 할 것이 있다고 하셨다.


별로 접점이 없고 대화도 많이 해보지 않은 선생님이셨다.

나는 의아해하며 선생님의 말을 경청했다.

3월 개학하자마자 보건실에서 소변검사를 진행하고, 유소견자를 안내한 덕분에

선생님 학급의 학생이 정밀검사를 통해 신장암을 발견하고 수술을 해서 건강을 회복했다는 것이었다.

조금만 늦게 소변검사를 진행했어도 전이가 빨라 생명이 위험했을 수도 있었다고 하셨다.


최근에도 그 학생이 간간히 보건실에 오는데 전혀 내색을 하지 않아서 몰랐다.

선생님의 감사인사를 전해 듣고 소름이 돋았다.

사실 내가 크게 대단한 것을 한 것은 없다.

소변검사의 일정을 예약하고 진행하고 유소견자 결과를 학부모님께 안내했을 뿐.

별거 아닌 매년 숙제 같았던 이 업무가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지켜낸 일이라고 생각하니,

업무 하나하나에 책임감이라는 무게를 느끼게 되었다.


때때로 반복되는 업무에 '그냥'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이번 일을 기억하면서 나의 업무가, 나의 행동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소중한 것임을 되뇌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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